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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전망치 낮춘 한은…높아진 금리 인하 기대

등록 2024.08.22 16:35:01수정 2024.08.22 17: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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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8.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8.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은 결국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고, 물가 둔화세가 역력하지만, 안 그래도 치솟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창용 총재의 "금융 안정은 지금 막지 않으면 조금 더 위험하다"면서 시장 금리 기대가 과도하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데 다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의견이 4명으로 늘어난 결과다. 국고채 금리는 낮아졌고,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약달러에도 금통위를 소화하며 낙폭을 줄였다.

22일 한은 금통위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묶었다. 소수의견 없는 만장일치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3.5%는 역대 최장기간인 1년 7개월째 유지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내내 최근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 우려가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데 주력했다.  그는 "내수는 좀 시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지만, 금융 안정은 지금 막지 않으면 조금 더 위험하다"며 금리 결정에 부동산을 더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고, 영끌족에는  "2018~2021년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번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현실적이고 과감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 총재의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에도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강화됐다. 이 총재의 메시지보다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낮췄다는 점이 더 주목받으면서다. 물가 안정은 금리 인하 가능 환경을 마련해주고, 성장률 부진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다.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2.5%)보다 0.1%포인트 낮춘 2.4%를 제시했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1.4%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로 5월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 내렸다.

8월 금통위에서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한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의견이 기존보다 2명 늘어난 4명이 됐다는 점에서도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고 읽힌다. 올해 2월 등장한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의견은 지난 7월 2명으로 늘더니, 이번에는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4명이 해당 의견을 냈다.

시장도 즉각 금리 인하 기대에 반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대비 2.4bp 내린 2.916%를 기록했다. 10년물은 1.4bp 떨어진 2.983%를 보였다. 2년물과 5년물도 각각 1.5bp, 2.1bp 내렸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는 전일 오후 3시30분 종가(1336.6원)보다 1.9원 떨어진 1334.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 영향에도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금통위를 거치며 낙폭을 축소해 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는 만장일치 동결 이후 하락 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금리인하 기대가 재차 높아지면서 낙폭을 확대했다"면서 "인하 포워드 가이던스가 강화되면서 금통위 내부에서도 컨센서스가 금리인하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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