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신부를 끈으로 전봇대에?…中 구시대 관습 '비난'

[서울=뉴시스]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에서 지난달 23일 현지 북부 산시성에서 치러진 결혼식 도중 여러 명의 남성이 중국 전통 혼례복을 입고 있는 신부를 전봇대에 끈으로 묶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신부가 결혼식 당일 신랑 측 친구들에 의해 전봇대에 끈으로 묶이는 장면이 공개돼 구시대적 결혼 관습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에서 지난달 23일 현지 북부 산시성에서 치러진 결혼식 도중 여러 명의 남성이 중국 전통 혼례복을 입고 있는 신부를 전봇대에 끈으로 묶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당시 신부인 여성은 비명을 지르는 등 주변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신부 측과 사전에 합의된 일종의 장난이며, 해당 지역의 관습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당시 신부를 전봇대에 끈으로 묶었던 여러 명의 신랑 측 일행 중 신랑의 오랜 친구라는 한 남성은 현지 매체를 통해 "결혼식에서 즐거운 장면을 만드는 건 우리 지역의 관습"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신랑과 신부가 사전에 합의한 일종의 장난이며, 피해 입은 이가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당시 신랑도 현장에서 신부의 안전을 살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이 더우인 등 중국 현지 소셜 미디어(SNS)로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타인의 고통을 재미로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 "신부에게 진짜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누가 봐도 구시대적 결혼 관습" "신부에게는 상처였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지방정부는 성명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시민들이 낡은 관습은 버리고, 문명화된 결혼 관습을 장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신부를 전봇대에 묶었던 신랑 측 친구들 또한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지나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매체 설명에 따르면 이번 사례처럼 이른바 '훈나오(混闹)'라고 불리는 중국식 결혼 관습은 당초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신랑신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최근 그 도가 지나쳐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하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16년 12월 중국 남서부에서 세 명의 남성이 결혼식을 앞둔 신랑을 묶어 신랑이 영구적인 장애를 입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법원은 이들에게 14000달러(약 1860만원)의 배상금 지불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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