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선발 자사고, 수도권 신입생 편중 심해져…민사고는 8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을호 민주당 의원과 분석
전국 단위 자사고 9곳 올해 51.0%가 수도권 출신
서울 출신 62.7%는 대치동, 목동 등 '사교육 지구'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전국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 입학한 학생들이 갈수록 수도권 지역 출신으로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방의 일부 유명 자사고는 70%를 넘은 곳도 있었다.
10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전국 단위 자사고 입학생 출신 중학교 등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9개교의 올해 입학생 51.0%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출신이었다.
전년도 입시에서 50.1%를 보였던 것과 견줘 1년 만에 0.9%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해당 연도 전체 고1 학생 중 수도권 비율은 각각 48.1%, 48.4%였다. 전국 단위 자사고의 수도권 학생 편중이 더 심하다는 것이다.
강원 민족사관고는 2023학년도 입학생의 76.3%, 올해는 81.9%가 수도권 학생들로 채워졌다. 강원 지역 출신 신입생 비율은 각각 5.1%, 3.2% 수준에 불과했다.
이어 전북 상산고가 2023학년도 64.1%, 2024학년도 64.1%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충남 북일고는 두 연도에 각각 63.1%, 57.8%가 수도권 출신 신입생이었다.
사걱세는 전국 단위 자사고의 수도권 출신 신입생 중 60% 상당이 사교육 과열지구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양천구, 경기 성남시 등의 중학교를 나왔다고 전했다.
신입생 출신 시·군·구 자료를 내지 않은 경기 용인외대부고를 제외한 8개교의 신입생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2023학년도에 서울 출신 65.1% 및 경기 출신 55.5%가 소위 사교육 과열지구에서 중학교를 나왔다.
올해 신입생 가운데서는 서울 출신의 62.7%, 경기 출신의 55.5%가 사교육 과열지구 중학교를 졸업했다.
사걱세는 "사교육 과열지구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고교 입시 컨설팅과 선행학습 상품 인프라가 해당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고교 내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하겠다며 빠르면 초등학생부터 고교 선행학습을 일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교육 과열지구에 살려면 부모의 높은 경제력을 요구하는 만큼 이런 지역으로 자사고 신입생이 편중되는 것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의원은 "자사고 입학 과정에서도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지역에 따라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학생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을 위해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걱세는 자사고 등의 고교 체제의 법적 근거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담겨 있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존폐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가 계속됐고,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 이 근거를 법률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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