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서 사라진 현직 경찰…음주는 아니다?
사고 처리 중 이탈…13시간 뒤 자진출석해 음주측정
과거 교통사고 조사 업무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의정부=뉴시스] 야간 음주 단속 현장.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024.08.03 [email protected]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지난 5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경찰관이 교통사고를 낸 뒤 현장을 이탈한 사건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점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께 남양주시 호평터널 인근에서 경기북부경찰청 소속 A경위가 운전하던 SUV 차량이 앞서 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피해차량이 충격에 밀리면서 다시 앞 차량과 추돌해 3중 추돌사고로 기록된 이 사고는 큰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를 낸 A경위는 현장에서 다른 경찰이 음주감지기를 가지러 차로 돌아간 사이 그대로 차를 몰고 현장을 이탈했고 이후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았다.
집으로도 귀가하지 않은 A경위는 약 13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경찰서에 자진출석해 음주측정을 했으나 알코올 성분은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 교통사고 현장에서 누구보다 절차를 잘 알고 있는 경찰관이 현장을 이탈했다는 점 때문에 음주운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특히 병원 이송을 거부할 정도로 부상 정도가 경미한 상태에서 굳이 말도 없이 사고 현장을 이탈한 점, 이후 13시간동안 귀가하지 않고 다른 경찰들의 연락도 받지 않은 점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A경위가 과거 교통사고 조사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누구보다 사고처리 절차에 밝은 A경위가 현장을 이탈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A경위는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음주측정을 하며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날 한 언론 보도를 통해 당시 피해자들이 A경위에게서 술 냄새가 난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온 상태다.
여기에 대해 경찰 측은 당시 다른 사건과 인원 부족으로 현장에 경찰관이 2명밖에 출동하지 못했고, 1명은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현장 조치를 하는 사이 다른 경찰관이 매뉴얼에 따라 사고 관련자들의 신원 확인을 한 뒤 차량에 있던 음주감지기를 가지러 간 사이 발생한 일이라며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단 경찰은 A경위의 과거 근무지 관할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사건 처리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구리경찰서로 사건을 이관했으며, 아직 사고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벗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는 상태”라며 “피해자가 이후 출동 파출소에 전화해 음주측정 문제에 대해 물은 것은 사실이나 관련 민원은 아직 접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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