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이란 핵프로그램 군사 공격할 때' 주장"-WSJ
반 이스라엘 네트워크, 이란 대공 방어 능력 약해진 상태
"지금보다 좋은 시기 없을 것…군사 공격 여부만 정하면 돼"
폭격기·벙커버스터 없는 이스라엘, 미에 지원 요청 가능성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이란 공습 시 핵시설 일부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레바논 휴전으로 이란의 반이스라엘 네트워크가 약해진 지금이 이란 핵시설 군사 공격의 적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24.11.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레바논 휴전이 이란의 헤즈볼라는 물론 중동 각지의 반 이스라엘 네트워크가 약해졌음을 드러내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충돌할 위험이 커졌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특히 이스라엘 내부에서 이란의 반 이스라엘 네트워크가 약화된 지금이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공격할 적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고위 국장 출신인 아브네르 골로브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는데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군사력 사용이 타당한지만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27일 레바논 휴전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저지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핵무기 저지가 최고 우선순위라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공방어망 상당부분을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할 수단이 무력 사용뿐이라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미 2010년부터 무력 사용을 검토해왔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가자 전쟁을 계기로 처음 직접 충동했다. 이란이 2차례 이스라엘을 대규모 미사일 공격했고 이스라엘은 2차례 이란을 공습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 생산 시설, 핵개발 관련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부에서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 논의되는 수준일 뿐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폭탄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 핵프로그램 공격이 가져올 상황 악화를 우려해왔다.
그러나 이란의 대공 방어망이 취약해지고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지리멸렬해지면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전보다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란 핵시설은 전국에 분산돼 있고 일부는 지하 깊은 곳에 구축돼 있다. 이스라엘이 파괴하려고 시도할 경우 중동 전역에서 전쟁이 벌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란 지도부도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다. 핵무기를 만들어 약해진 반 이스라엘 네트워크를 대신할 것인지, 아니면 그로 인해 공격을 당할 것인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중동 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트럼프 암살을 시도했고 트럼프가 지난 임기 때 이란의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미사일로 살해한 전력도 있다.
다만 트럼프가 이란과 협상을 선택할 경우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기 어려워진다. 미국의 지원 없이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군사 공격을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란은 트럼프의 당선 뒤 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트럼프도 이란 지도부 전복을 바라지 않으며 이란과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다.
이스라엘로선 헤즈볼라가 재무장하는 것을 막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이스라엘이 최근 시리아를 공습하는 것도 헤즈볼라에 무기가 공급되는 통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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