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도전하는 최안나…"곧장 '실전투입' 가능 후보"[인터뷰]
최안나 의사협회 회장 후보자 인터뷰
"관성 벗고 영리하고 강한 의협으로"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정지해야"
"의사 소신 진료 가능한 시스템돼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10. [email protected]
지난 3월 소속 전문의들의 '사직 전공의 옹호 성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있었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다. 당시 의협 비대위원이었던 최 후보는 의협 브리핑에서의 이 공개 발언을 계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 후보는 최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엄혹했던 지난 수개월 간 다양한 직역의 의사들과 소통하면서 여러 회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당선과 동시에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후보는 저라고 감히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년 동안 의협에서 대변인 겸 기획이사로 활동하면서 상명하복을 요구하는 정부의 강압적 태도를 몸소 겪었다"면서 "하지만 의협은 과거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영리하면서 강한 의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산부인과 전문의로,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센터를 만든 주인공이다. 의대 교수(포천중문의대 교수·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과장), 개원의, 국가중앙병원(국립중앙의료원)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 2월 시작된 의대 증원 사태를 계기로 난임센터장으로 근무했던 국립중앙의료원에 사표를 내고 의협에 합류했다. 의협에선 총무이사, 보험이사, 기획이사, 대변인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다음은 최 후보와의 일문일답.
-12·3 비상계엄 사태 후 탄핵 정국 장기화 조짐이 보이고 있고 의료계에서는 내년도 의대 정시모집 인원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후보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파행을 빚고 있는 의료 개혁에 브레이크를 밟을 때가 됐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7대 요구안은 아직 유효합니다. 교육부는 의대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의대 총장들께서는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을 정지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미 입시 절차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증원 조정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의과대학은 도저히 학생들을 교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문제를 적극 알리는 한편 각 대학 총장, 의대 학장들과 협의해 의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육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부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의협 집행부 상임 이사로 근무하시면서 느낀 소회가 있으시다면요.
"탄핵과 보궐선거로 회원들께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는 사실에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하지만 회장이 탄핵됐다고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가선 안 됩니다. 누군가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해오던 일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안타깝고 아쉽지만 이제는 진일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조하시고 싶은 공약들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첫째, 젊은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습니다. 의무사관후보생 제도를 전면 재정비하고, 군의관·공보의 복무 기간 단축을 추진하겠습니다. 전공의 노조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의대생들도 의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나이에 상관없이 회무의 특성에 따라 집행부를 공개모집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원들의 참관이 활성화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의료악법을 저지하겠습니다. 수탁고시 상호정산 인정(위탁·수탁 기관의 검체 보관 및 이동 등의 비용을 상호 계약에 따라 정산하는 것)을 추진하고, 대체조제 허용 약사법(약사에게 의사가 처방한 약과 동일한 성분·용량·제형의 다른 약으로 바꿔 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을 저지하겠습니다. 특히, 한의약 육성법 폐지를 촉구할 것입니다."
[서울=뉴시스]최안나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는 최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집회에 참여했다. (사진= 최안나 후보 선대본부 제공) 2024.12.15. [email protected].
"지금도 선대본부 공개 모집을 통해 뜻 있고 능력 있는 선생님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현재 선대본부장도 사직 전공의입니다. 이들이 추후 의협에 들어와서 선배 의사들로부터 회무를 배우면서 의료 정책과 현안에 보다 밝은 젊은 세대로 성장하고 해당 분야에서 장기간 전문성을 기른다면 의협은 막강한 조직이 될 것입니다."
-비상 시국에서 회장이 된다면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실 생각이신가요?
"지난 6개월간 회무의 최전선에 있었고, 바이탈 의료(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의 한 축이면서도 대표적인 기피과인 산부인과 전문의로 20년간 활동해왔습니다. 최소한의 경영조차 위협받는 살인적 저수가와 의사를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고 수 억대의 배상도 쉽게 판결하는 사법 환경에 대해 누구보다 큰 문제 의식과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장으로서 여러 직역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설득하면서 통합을 이뤄내겠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잉태한 산모가 출산의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듯, 대한민국의 의사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단합하는 과정의 고통을 기꺼이 감당하겠습니다."
-탄핵 정국 장기화 속에서 국정 운영 마비가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정부 협상력을 어떻게 발휘하실 생각이신가요?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인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의협이 능력치를 확 끌어올려 정부가 의협과의 대화를 간절히 원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정부와의 관계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능력있는 인재라면 누구라도 의협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의협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나아갈 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상시 투쟁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고, 향후 논의 가능한 협의체가 꾸려졌을 때 정부에 요구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정책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압박하겠습니다."
-바람직한 의료시스템이란 무엇일까요?
"의사가 소신있게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최소한의 수가와 소신 진료에 대한 사법 리스크 부분만 해결해 줘도 기피과에 지원할 의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젊은 의사들의 희생으로 굴러가던 의료시스템은 이젠 더 이상 불가능합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이유죠. 비필수 부분인 한의학 보험, 약사의 조제료 등을 검증해 진짜 필요한 의료에 투입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거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회장이 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오로지 '의협이 바뀌어야 의료도 산다'는 회원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입후보하고 '이제 뽑을 후보 생겼다!'고 격려해주신 회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