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인 강간상해 혐의 전 럭비 국가대표, 1심 실형

전 연인 성폭행 시도하며 폭행한 혐의

화장실 문 부수거나 휴대전화 던지기도

1심 "성적 욕구와 분노 혼재됐던 상태"

"죄질이 불량하기에 엄하게 처벌 필요"

[서울=뉴시스] 헤어진 연인에 대해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 과정에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럭비 국가대표 선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서울법원종합청사. 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헤어진 연인에 대해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 과정에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럭비 국가대표 선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중남)는 20일 강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6월 전 연인 B씨의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B씨를 성폭행하려 하고, 이에 저항하자 B씨를 폭행해 뇌진탕 등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B씨가 회장실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씨는 화장실 문을 부수거나 B씨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망가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로부터 뺨을 맞자 격분해 폭행으로 이어진 것일 뿐 성적 목적을 이유로 폭행을 행사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올 때부터 이미 강한 성적 욕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로부터 거부당하고 뺨을 맞자 폭행했다고 해서 품고 있던 성적 욕망이 줄어들고 적개심만 남았다는 건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를 폭행하고 끌고 갔을 때 성적 욕구와 분노가 혼재되어 있었고 두 가지 상태 모두가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한 시도로 표출됐음이 합리적"이라며 "결과적으로 범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 정도는 가볍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죄질이 불량하기에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일부 범행 사실에 대해선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성폭행 자체가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가 먼저 뺨을 때리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이라며 양형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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