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옛날에 귀한 선물·뇌물로도 쓰였다
[서울=뉴시스] 영양군 수비초 고추밭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과거 고추·마늘·생강은 식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쓰였다.
고추는 사내아이 출산 후 대문에 거는 금줄과 굿판의 제물로 쓰였다. 마늘은 과거 치병의례에도 사용되었는데, 주로 문 앞에 걸어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을 막는 데 쓰였다.
생강은 귀한 선물로 사용됐다. 조선 전기 문신 심종은 임금 모르게 생강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아 문제가 됐고 조선 후기 전라도 관찰사 김교근은 김조순에게 청탁용으로 생강정과를 보내기도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전통 향신료와 농민문화' 조사보고서에는 한국 대표 향신료 고추·마늘·생강 관련 전통지식과 농민생활이 담겼다.
박물관은 문헌조사와 현지조사 결과, 고추·마늘·생강의 다양한 쓰임을 확인했고, 과거 전통 향신료가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적지 않았음을 밝혔다.
고추에는 전통적으로 형태와 재배지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있었다. 농민들은 고추 모양에 따라 칼초, 붕어초, 별초, 재배지에 따라 수비초, 대화초 등으로 불렀다.
과거에는 고추를 가을밀이나 감자의 뒷그루갈이 재배방식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생강은 저장방식이 독특하다. 생강이 상하지 않도록 집 아래 굴을 만들어 보관한 점이 대표적이다. 굴을 넓히다가 방바닥이 내려앉는 해프닝도 종종 발생했다.
이와 함께 전통 아궁이굴 방식에서 수직굴, 수평굴로 변화하는 양상도 밝혀냈다.
마늘은 밭에서 재배했을 뿐 아니라 논에서 이모작으로 재배해 온 특징이 있다. 경북 의성과 충북 단양에는 벼-마늘 이모작을 했으나, 농업 환경 변화에 따라 재배 방식이 달라졌다.
현재 경북 의성에서는 벼-마늘 이모작을 유지하고 있지만, 충북 단양에서는 콩-마늘 이모작으로 바뀐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뉴시스] 전통 향신료와 농민문화 조사 보고서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1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조사보고서는 향신료 재배 관련 사회상도 담았다. 노부부의 고추장 만들기, 고추장체험농가의 코로나19 극복 사례, 산골 주민들의 시절식 고추죽, 마늘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개발과 지역 시장 활성화 사례, 생강 재배에 나선 귀농인들, 농산물 개방에 맞선 농민들 이야기도 알 수 있다.
이 조사보고서는 국립민속박물관 웹사이트 발간자료 원문검색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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