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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정계선…尹 지지자들에 집주소까지 '파묘' 당해

등록 2025.03.26 13:23:24수정 2025.03.26 17: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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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인용' 정계선 재판관에 욕설·협박

문형배 재판관 이어 집 주소 '파묘' 당해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계선 헌법재판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5.01.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계선 헌법재판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5.01.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서 홀로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욕설과 집을 알아내겠다는 겁박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6시께 서울 소재 정 재판관 집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에서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가 기각됐는데, 정 재판관이 유일하게 인용 입장을 내면서였다.



곧바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 재판관의 주소를 이른바 '파묘'했다. 파묘는 최근 온라인에서 개인정보나 이력 등을 찾아내 공유하고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만드는 행위다.

한 보수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정 재판관 집 앞에 찾아가 붉은색 경광봉과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는 "인용수괴 정계선" 등을 외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택가라 소리를 지르면 민원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주의를 줬음에도 그는 계속해서 소리쳤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1인 시위를 주장하면서 거리를 두고 "탄핵 무효", "정계선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고, 26일에도 또 집회를 열 계획이 있음을 전했다.



최근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 재판관에 대한 인신공격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의한 재판관 정계선 과거 행적 정리'라는 제목으로 정 재판관의 활동 단체, 재판 이력을 담은 게시글도 작성된 바 있다.

이들은 "정계선의 집도 알아내서 찾아가자", "문형배처럼 당해야 한다" 등의 글을 올리며 정 재판관의 주소와 호수까지 적은 뒤 게재하기도 했다.
 
아울러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채팅방'에서는 정 재판관을 향해 "정신줄을 놓은 것 같다", "다구리(몰매) 쳐야 다음 재판도 순탄할 듯" 등의 겁박과 욕설을 담은 채팅이 이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압박하기 위해 자택에 찾아가 밤낮없이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번에는 정 재판관의 자택도 찾아내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

문제는 채팅방 개설자·운영진 등이 이를 자정하는 움직임이 없으며 과도한 발언을 한 참가자를 강퇴하는 등의 제지는커녕 일부 운영진은 이 같은 대화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재판관을 직접 압박하는 행위가 사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판결로 집 찾아가는 것은 어리석다"며 지적이 일고 있으며 탄핵을 찬성하는 쪽에선 정 재판관을 보호하자는 주장도 나오며 갈등과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사법적 판단의 특성상 승패가 갈리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헌재의 선고가 오히려 갈등을 키우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어서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격화하는 갈등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9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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