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도 10폭·금강산도 8폭 병풍 첫 공개…아모레퍼식미술관, 조선민화전
아모레퍼시픽 창립 80년 기념 기획전
20개 기관 소장품 등 100여 점 전시

이택균, 책가도10폭, 조선 19세기, 비단에 채색,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소장한 이택균의 ‘책가도 10폭’과 ‘금강산도 8폭 병풍’이 새롭게 공개된다.
아모레퍼시픽 창립 80년 기념으로 27일 개막하는 고미술 기획전 ‘조선민화전’에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새로 수집한 작품과 기존에 실물을 감상하기 힘들었던 작품 등 20개 기관, 개인 소장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제주문자도 8폭 병풍’,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백선도 8폭 병풍’, 개인 소장 ‘수련도 10폭 병풍’,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 ‘관동팔경도 8폭 병풍’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전시에 첫 선을 보이는 이택균(1808~1883 이후)의 책가도는 1폭 상단 칸에는 ‘이택균인(李宅均印)’이 각인된 도장이 놓여 있어 그가 64세가 된 1871년 이후에 제작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택균은 조선시대 궁중 화원이자 책가도 전문 화가로 알려져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 작품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미카 에르테군의 컬렉션이었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며 "병풍 형태로 장황되지 않고, 각 폭이 분리된 10개의 패널 형식으로 제작되어 컬렉터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려 있었으며, 현재도 패널로 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조선의 그림이 해외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문자도 8폭병풍.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앞면에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이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 1538-1593)에게 써준 ‘제김사순병명(題金士純屛銘)’의 목판본 글씨 10폭이 있고, 뒷면에 8폭의 효제문자도가 있는 양면 병풍이다. 3단으로 구성하여 중앙에 문자를, 상단과 하단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물고기, 새, 나무, 꽃, 누각 등을 배치하였다. 3단 구성에, 문자의 의미와 관련 없는 제주의 자연을 표현하는 형식은 제주문자도의 특징이다. 도식화된 문자에 칠해진 푸른색 안료가 제주의 바다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민화'는 한국적인 감성을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이다. 조선시대 일반 서민들이 행복, 출세, 장수 등 밝고 긍정적인 기원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현대에 이르려 구성과 표현, 색채, 개성, 완성도까지 시공간을 뛰어넘는 작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정병모 미술사가는 "한국적인 미감과 세계관으로 재해석하는, 매우 자의식이 강한 그림이 바로 민화"라며 "조선시대 궁중회화나 사대부회화는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새로운 화풍을 받아들이는 데 주력했으나, 민화는 한국적 미감을 꿋꿋하게 지켜오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빛내온 보루"라고 평가하고 있다.

호작도, 19세기, 종이에 채색, 개인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의 미(美)’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기획된 이 전시는 소재별로 작품을 구별해 표현과 미감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궁중회화풍의 그림들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도자기, 금속, 목기, 섬유 등 다양한 공예품까지 함께 전시해 민화가 동시대 공예품 장식에 미친 영향과 시대 유행의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전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3년 ‘조선, 병풍의 나라 2’ 전시에서 사용했던 철제 프레임과 유리를 50% 이상 재사용하여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대부분의 가벽에는 이전 전시의 폐자재를 활용하여 폐기물 감축 및 자원 선순환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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