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팬덤 산불피해 복구 기부액 100억↑ "최애 따라 기부 줄이어"
"K-팝 팬들이 지속적으로 해온 기후 행동의 일환"
"K-팝, 문화소비 넘어 윤리 행동 이끄는 참여형 시민성·실천 플랫폼"
![[산청=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산청 산불 발생 9일째를 맞은 29일 오전 동이트자 산불진화헬기가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5.03.29. co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9/NISI20250329_0020751936_web.jpg?rnd=20250329082334)
[산청=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산청 산불 발생 9일째를 맞은 29일 오전 동이트자 산불진화헬기가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5.03.29. con@newsis.com
6일 업계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케이팝(K-POP) 팬들이 뭉친 '케이팝포플래닛'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3시 기준 K팝 아티스트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산불 피해 복구에 열흘간 기부한 금액은 약 102억원에 달한다.
언론에 보도된 건들의 금액을 합친 것으로 익명 등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 기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재해구호협회 등에서 모금한 성금이 모두 841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구체적인 전체 모금액을 파악할 수 없어 이 중 아티스트와 엔터테인먼트사가 기부한 금액의 비율은 따지기 힘들다. 하지만 기부 금액의 절대적인 숫자만 봐도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그룹 '세븐틴'이 각각 10억원을 기부하고 그룹 '스트레이 키즈'(스키즈)가 8억원을 내놓는 등 K팝 아티스트들의 기부가 잇따랐다. 하이브 10억원, JYP엔터테인먼트 5억원, SM엔터테인먼트 3억원 등 대형 K팝 기획사들도 거금을 쾌척했다.
특히 이번에 K팝 팬들이 아티스트들을 따라 기부에 동참한 사례가 많다. 플레이브 팬덤 플리가 5000만원을 기부했고 김준수 팬덤도 1215만원을 내놨다.
팬덤이 아닌 개인 기부 사례도 눈에 띄었다. 1억원을 기부한 에스파 카리나의 한 팬은 아티스트를 따라 1000만원을 내놨다. 한 투어스 팬은 100만원을 기부했다. 블랙핑크 제니 팬, 방탄소년단 팬들은 기부에 동참하는 동시에 기부를 적극 독려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에스파 카리나가 프라다 패션쇼 참석을 위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하고 있다. 2025.02.26.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26/NISI20250226_0020714093_web.jpg?rnd=20250226112442)
[인천공항=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에스파 카리나가 프라다 패션쇼 참석을 위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하고 있다. 2025.02.26. jini@newsis.com
NCT 팬덤인 '시즈니'이자 이번 산불 피해 복구에 약 500만원을 기부한 이코코 씨는 "산림소실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알고 있어 기후 관련 기부를 적지만 하고 있었다. 이번 산불 상황에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따라 기부에 동참한다면 선한 영향력이 된다는 걸 알리고 싶어 기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덕질한다고 하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생일을 기념해 기부를 하거나, 지금같은 재난 상황에서 함께 기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적은 금액이라도 최애의 선한 영향력을 따라 팬들이 기후행동을 하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룹 '미쓰에이' 출신 가수 겸 배우 수지에 이어 역시 기부에 동참한 그녀의 팬덤 '수위티'인 기가영(수지 차기작 '다 이루어질지니' 캐릭터 이름) 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여러 산불 뉴스와 기사를 보며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런 상황에서 수지가 산불 피해에 기부를 했다는 소식을 수지를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 보게 됐다. 수지를 응원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또 국민으로서 이번 산불 피해 이웃에 같이 기부를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기부에 동참했다. 수지를 만나서 기부에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전달했고,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수지 의 반응을 보면서 팬으로서 뿌듯했다"는 마음이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는 K-팝 팬들의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을 위한 기부 행렬은 K-팝 팬들이 지속적으로 해온 기후 행동의 일환이라고 특기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이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K-팬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숲을 만들고, 기후재난 피해 지역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9년 강원도 산불과 2021년 인도네시아 지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모금 활동을 펼친 것이 그 예다.
![[서울=뉴시스] 수지.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제공) 2025.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17/NISI20250217_0001771674_web.jpg?rnd=20250217124210)
[서울=뉴시스] 수지.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제공) 2025.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다연 캠페이너는 "기후위기는 계속해서 심각해지고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번 산불도 인간이 주도한 기후변화로 달라진 기상 조건이 피해를 키웠다고 한다. 작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이 1.5도를 초과한 첫 해'로 기록되기도 했다"면서 "K-팝 팬들은 그러나 기후위기라는 현실에 절망하기보다 특유의 '선한 영향력'을 표방하며 팬으로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연대하는 등 직접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심화하는 기후위기 속에 이렇게 강력한 팬들의 행동주의는 일종의 희망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조혜림 대중음악 콘텐츠 기획자 겸 대중음악 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K-팝의 선한 영향력은 '스타, 팬덤, 사회'로 이어지는 독특한 문화 구조에서 비롯된다. 팬덤은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행동을 공유하며, 그 영향은 단순한 지지를 넘어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된다. 이제 K-팝은 문화 소비를 넘어 윤리적인 행동을 이끄는 참여형 시민성이자 실천의 플랫폼이 됐다"고 짚었다.
행정안전부 집계를 보면 경북 5개 시군 등 영남지역 위주로 피해를 준 이번 산불의 전체 영향구역은 4만8238.61㏊로 추정된다.
이번 산불로 훼손된 산림의 공익적 가치만 따져도 2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포함된 보도도 나왔다. 산불 피해액은 그런데 면적만으로 단순 계산할 수 없다. 주택이나 시설 등의 피해 정도가 반영돼야 하므로 실제 피해액은 훨씬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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