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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또 빼가나" 뿔난 삼바…'롯데 이직' 3번째 가처분 신청

등록 2023.08.10 08:01:00수정 2023.08.10 1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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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 등 전직금지 가처분

"인력 유인 중지하라" 네 번째 내용증명도 발송

"10여년간 구축한 핵심기술 및 비밀 유출 우려"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조감도.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조감도.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 및 롯데바이오로 전직한 직원 3명을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바이오에 제기한 세 번째 가처분 신청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롯데바이오로직스 법인과 전직 직원 3명 등 총 4인을 상대로 전직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앞서 작년 6월(인천지방법원), 올해 2월(서울중앙지방법원)에도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 10여년 간 구축해온 핵심 기술 및 영업비밀이 유출될 것이 우려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인력 유인 활동을 중지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도 지난 9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발송했다. 네 번째 내용증명이다.

삼성바이오는 작년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한 후 전직자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영업비밀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롯데로 전직한 인력 중 영업비밀 유출 정황이 있거나 의심되는 임직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이어왔다. 작년에는 삼성바이오가 롯데로 전직한 직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이 인용한 바 있다.

이 회사는 10여년 간 쌓아온 기술의 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가처분 신청과는 별도로 진행한 형사고발에서도, 검찰 수사를 통해 롯데바이오 직원 1명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인력 유인 행위를 금해달라는 내용증명도 수차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발송했다. 그럼에도 롯데바이오가 삼성 출신 직원을 계속 영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수한 성과를 내는 핵심인력을 대상으로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삼성바이오는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바이오의 송도 공장 부지가 삼성바이오 제2캠퍼스 부지와 250m 떨어진 곳으로 결정돼 양사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롯데바이오가 국내 사업장으로 송도를 선택한 것은 인력 확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를 입주시키기 위해 오송, 시흥 등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송도에 진출한 건 인적 인프라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시각이다.

[서울=뉴시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흰색 부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캠퍼스 부지(파란색 부분)에서 250m 떨어진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뉴시스DB) 2023.08.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흰색 부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캠퍼스 부지(파란색 부분)에서 250m 떨어진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뉴시스DB) 2023.08.10. [email protected]

사실상 국내에 대형 규모의 위탁생산(CMO) 사업 경험이 있거나 임직원 대상 교육이 가능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극소수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바이오 인력 가뭄으로 인재 양성이 힘든데 유출 논란까지 더해져 투자 의지를 저버리게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K바이오 붐' 한 가운데 있는 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막대한 투자와 인재 육성을 해와서다.

제한적인 인적 인프라 속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선발주자의 노력과 의지가 자칫 꺾일 수도 있다는 우려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간 불필요한 갈등은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며 "경쟁력 없는 생산시설 증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CMO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지자체도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지 못했으나, 채용 부문은 언제나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며 "다만, 기존 가처분 및 내용증명에 대해 말하자면 우린 어떠한 인력 유인이나 부정행위를 한 적 없고 정당한 공개채용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어, 가타부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비밀 및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내부 보안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의 기술·자산이 개인과 경쟁사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악용되는 상황에는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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