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해리스는 까다로운 상사지만 훌륭한 지도자"-WP[2024美대선]

등록 2024.09.07 10:06:06수정 2024.09.07 10:36: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모든 사안에 대해 증인 심문하듯 송곳 질문

직원 이직률 높지만 트럼프에 비하면 약과

대선 후보되면서 참모들 결집력 크게 증가

[피츠버그=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5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2024.09.07.

[피츠버그=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5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2024.09.0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일했던 사람들이 해리스는 “훌륭한 품성을 가진 탁월한 지도자”로 칭송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지명한 직후 해리스 부통령과 일했던 300여 명의 직원들이 즉각적으로 출마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은 해리스에 대한 자발적이고 압도적인 애정을 담은 서한에 서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부하 직원들을 몰아세우는 업무 방식이 후보로서 해리스의 약점이라고 밝힌다.

해리스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해리스가 직원들을 마치 증인 심문하듯 한다고 전했다. 자신의 스케줄부터 정책 문제까지 모든 사안에서 송곳 질문을 해댄다는 것이다. 또 중요한 문제에 대한 결정을 너무 늦추는 일이 잦아 측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부통령 초기 직원들 사이 알력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경고

상원의원 시절 해리스 의원실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았다. 2021년 초 이래 상원이 비용을 부담하는 부통령실 직원의 90%가 이직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이 내부 갈등으로 인해 일을 잘 못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급기야 2021년 여름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비서실장을 불러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일로 해리스가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리스 지지자들 다수가 비난이 과장된 것이며 성적, 인종적 차별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전임 마이크 펜스 부통령실 직원의 83%가 이직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실 직원들의 이직률도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공보 국장 앤토니 스카라무치는 11일 만에 쫓겨나기도 했다.

트럼프의 비서실장, 국방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핵심 보좌관들이 그의 출마에 반대하고 나선 것을 감안할 때 해리스에 대한 부하 직원들의 불만은 트럼프와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가 있은 뒤 해리스 부통령과 주변 인물들은 크게 변했다. 해리스가 자신 있는 정책 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고 핵심 보좌관들을 호흡이 맞는 사람들로 바꿨다.

해리스 측근들은 바이든 후보 사퇴 뒤 해리스가 신속하게 민주당 후보 지명을 장악하는 과정이 해리스의 관리능력이 탁월함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또 해리스와 일했던 사람들이 대거 지지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한다. 해리스 휘하를 떠났던 전 직원 최소 20여명이 현재 해리스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리스의 직원 관리 방식이 변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공식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의 여건이 변해 주변 인물들이 해리스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까다로운 상사라는 해리스의 평판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활동할 때부터 얻은 것이다. 2013년 해리스 대변인으로 5개월 일했던 길 듀런은 2021년 한 기고문에서 해리스가 “직원 관리를 개선해야 일을 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캘리포니아 주 교육감이던 테리 매카티어가 칼럼에서 해리스가 부하 직원에게 권위적으로 대한다고 비난하는 칼럼을 쓴 적도 있다. 아들로부터 전해들은 말이라며 주 법무장관인 해리스가 출근할 때마다 모든 직원들이 “안녕하세요, 장관님”이라고 인사하도록 했으며 자신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게 했다고 썼다. 매카티어는 최근 당시 칼럼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으며 다만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은 해리스가 터프한 법무장관이었으나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거만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2014년~2017년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실에서 일한 대니얼 수버는 “해리스의 기준이 매우 높았다. 따라서 직원들도 높은 기준을 따라야 했다”며 직원들이 철저하고 완벽하게 일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커티어의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사퇴한 뒤 그의 직원 관리 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해리스가 지침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선거 캠프에 리더십을 보이지 못해 직원들이 우왕좌왕했으며 가족을 보좌관들에 우선하고 내부 알력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당시 선거 캠프 책임자는 그의 여동생 마야였다.

그러나 당시 선거 캠프 직원이던 후안 로드리케스는 “카멀라 해리스는 탁월한 지도자이자 인간성도 탁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아래서 일했던 한 직원은 “해리스 앞에서 브리핑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모든 것을 꼼꼼히 잃고 주석을 달은 뒤 철저한 답변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냥 어떻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칭찬하는 사람에게 “왜 칭찬하느냐”고 물어 당황하게 만들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가 있은 뒤 해리스 부통령실은 크게 바뀌었다. 유능한 참모들이 비서실을 장악함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일정과 정책 어젠다 우선순위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정하는 일이 많아졌다. 또 부통령실 직원들의 이직률도 현저히 낮아졌다.

제니퍼 클라인 백악관 성정책위원회 국장은 해리스와 회의를 한 경험을 소개했다. “개인적으로 나를 잘 알지 못하는데도 밀어붙였다. 주변 사람 모두에게 그랬다. 그러나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