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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신 '주변국' 잡아라…한국 '우회 수출' 노린다

등록 2023.04.15 08:30:00수정 2023.04.15 11: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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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아제르·조지아 등에 수출 급증

車·생필품·화학 등 수출 품목 다양해

이들 나라 거쳐 러시아로 보내지는 듯

정확한 우회수출 규모 파악은 힘들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한국의 러시아 수출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반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인근 나라로의 수출은 늘어, 이들 나라를 거쳐 러시아로 보내지는 우회 수출 물량이 주목된다.

15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액은 지난해 63억2817만 달러(약 8조2200억원)로 한 해 전보다 37% 급감했다. 올해 1~2월 누적 수출도 9억9143만 달러(약 1조28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러시아 수출액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국제 사회가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 수출을 줄였고, 러시아 내 기업들도 속속 철수했다.

반면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등 러시아 주변국으로의 수출은 큰 폭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의 카자흐스탄 수출은 2021년보다 115.2% 증가한 16억5510만 달러(약 2조1500억원)에 달했다. 수출 규모가 가장 큰 품목은 중고차로 7374만 달러였다. 신차 수출도 전년 대비 3158% 급증한 55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밖에 폴리에틸렌, 엑스(X)선 기기, 자동차 부품 등도 수출액이 많았다. 치약(94만 달러)·칫솔(54만 달러)·세제(44만 달러) 등 생필품도 수출 규모가 큰 품목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또다른 인접 국가인 아제르바이잔도 한국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수출액은 71% 증가한 1억8484만 달러(약 2400억원)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유럽연합(EU) 제재를 피하며 물자를 수입하는 대표 통로국인 조지아에 대한 수출도 지난해 급증했다. 전년보다 16.9% 오른 1억2054만 달러(약 1570억원)에 달했다. 몽골 수출도 전년 대비 10.8% 증가한 4억2634만 달러(약 5540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들 국가로 수출된 국내 물품의 상당수가 다양한 루트를 거쳐 러시아로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예컨대 중국에 있는 수입상이 한국에서 물건을 들여와 중-러 국경이나 몽골, 카자흐스탄 등을 통해 러시아로 상품을 보내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 주변국으로 수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수출된 제품들이 모두 러시아로만 넘어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단 국제 사회의 제재가 러시아에 국한돼 있고, 주변국은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우회 수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정부와 기업이 수출 확대를 위해 새 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과정에서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 대한 수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변 국가가 단순히 러시아로 제품을 보내려는 목적으로만 한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북유럽 발트해 국가인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대폭 줄었다. 에스토니아 수출은 올해 1~2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급감한 1071만 달러(약 140억원)에 그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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