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알못]'불성실공시법인'은 나쁜 기업인가요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국내 자본시장에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의 공시의무사항을 기반으로 상장사들을 감시하고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만약 제대로 된 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들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불성실공시법인이 양치기 소년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상장사들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내용을 공시를 통해 공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기 때문이죠. 이에 금융당국은 영업 및 생산활도 관련된 사항, 재무구조 관련 사항, 경영활동 관련 사항 등 41개의 항목을 세분화해서 수시의무 공시를 하도록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공시규정에 의한 공시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해 상장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성실하게 공시를 하지 않는 상장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불성실공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공시의무 사항이나 공시된 내용의 변동사항을 알리지 않는 미공시와 허위공시 등의 공시 불이행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송 등 회사에 부정적인 상황이 있음에도 뒤늦게 알리거나 아예 알리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또 과거 중국기업들의 허위공시로 국내 투자자들이 크게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미 공시한 내용을 전면 취소 또는 부인하거나 전에 공시했던 것과 상반된 내용을 알리는 공시번복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했으나 해지되고, 유상증자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경우 등입니다.
공시변경은 공시했던 내용 중 금액과 비율 등이 크게 변동됐을 때를 말합니다. 시설투자와 타법인출자, 채무보증 등은 금액이 50% 이상, 증자와 감자, 배당 등은 비율이 20% 이상 바뀌었을 때를 의미합니다.
물론 억울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도 있습니다. 거래소는 ▲다른 법령이나 규정 등에 의해 불가피한 경우 ▲천재지변, 경제 사정의 급격한 변동 ▲귀책 사유가 없음을 입증 ▲경미한 사항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거래소가 인정할 때 등을 예외 규정도 두고 있습니다.
이에 사항이 발생하면 바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닌 지정예고가 선제적으로 이뤄집니다. 지정예고를 통보받은 상장사가 7일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거래소는 불성실공시법인 결정 여부를 판단합니다. 만약 지정예고에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미지정되더라도 6개월내 불성실공시법인이 발생하면 가중사유가 됩니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과 공시위반 제재금이 부과됩니다. 그리고 벌점이 쌓일 경우에는 매매거래 정지가 되고 최악의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됩니다. 5점 이상의 벌점이 되면 하루간 거래정지를, 1년내 15점 이상이면 실질심사 대상이 됩니다.
양치기 소년을 뜻하는 불성실공시법인지정은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인 KIND의 시장조치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하려는 종목의 과거 이력과 벌점 현황 등을 살핀다면 큰 피해를 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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