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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염탐, 이제 카톡에서?…카톡이 바뀝니다[사이다IT]

등록 2023.08.06 09:00:00수정 2023.08.06 09: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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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친구 탭에 일상 공유하면 24시간 후 사라지는 '펑' 기능 도입

오픈채팅도 맞춤형으로 추천…트래픽 증가로 광고 매출 증대 절실

'조용히 나가기', '조용한 채팅방' 등 이용자 불편 해소에도 적극

카카오톡 조용한 채팅방 기능 설명(사진=카카오톡 설명서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톡 조용한 채팅방 기능 설명(사진=카카오톡 설명서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행보가 요즘 들어 심상치 않습니다. ‘조용히 나가기’, ‘조용한 채팅방’ 등 그동안 다수 이용자들이 요구해왔던 기능을 도입하며 이용자 불편을 덜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고, 인스타그램 인기 콘텐츠 ‘스토리’와 유사한 기능이나 '로컬' 서비스 강화를 예고하는 등 변화에 분주합니다.

카카오는 지난 3일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대대적인 카카오톡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먼저 올 3분기 카카오톡 친구 탭에 원하는 사람에게 사진, 동영상을 공유한 뒤 24시간 지나면 게시물이 사라지는 ‘펑’ 기능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카카오가 예고한 ‘펑’ 기능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토리는 인스타그램이 지난 2016년 도입한 기능으로, 24시간 내 여러 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리면 슬라이드 쇼 형태로 묶어서 보여줍니다. 또 누가 내 스토리를 봤는지 목록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스토리는 일반 게시물과 달리 24시간 후면 삭제되기 때문에 게시물 노출에 따른 부담이 덜하고 가볍게 일상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Z세대의 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 활용법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피드(게시물)보다 스토리를 올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도 이런 스토리 인기에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채팅을 넘어 친구탭에서 지인들의 일상을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늘려 카카오톡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인데요. 카카오톡은 메신저를 넘어 종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여러 서비스를 한 데 모아 제공하는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무기는 익명 채팅 서비스 오픈채팅입니다. 지난 5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별도로 신설하기도 했죠. 그동안 오픈채팅 탭이 모든 이용자들에게 똑같이 보여졌지만,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해 관심사에 맞춰 오픈채팅방을 추천할 계획입니다. 최근 플랫폼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관심사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홍은택 대표는 “오픈채팅탭은 관심사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실생활에서 일면식이 없는 비(非)지인들과 새로운 관계를 확장시키면서, 카카오톡 내 활동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오픈채팅을 구독하거나 광고를 넣어 나누는 것도 실험적으로 적용해볼 예정이다. 이벤트방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반기 카카오톡 친구탭에 ‘로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용자들에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단골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혜택과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로컬 서비스’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들이 주변의 크고 작은 마트와 가게들의 소식을 확인하거나, 오픈채팅에서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형태입니다. 소상공인이 사업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마련, 신규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입니다.

더 나아가 10월 이후 공개 예정인 카카오의 고도화된 초거대 AI 대규모언어모델(LLM) 코GPT 2.0을 카카오톡과 접목할 계획입니다. 먼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카카오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내 예약, 상담, 결제와 같은 거래형 서비스들과 AI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는 것인데요.

또 카카오는 카카오톡 사용성 향상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이용자 대화 스트레스나 부담을 줄이고 일상 속 편의 향상에 초점을 맞춘 ‘카톡이지’ 프로젝트를 올해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이용자들이 불만을 토로했던 단체채팅방에서 몰래 나갈 수 있는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업데이트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3주만에 200만명이 활성화되며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카카오톡 조용히 나가기 기능 예시(사진=카카오톡 설명서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톡 조용히 나가기 기능 예시(사진=카카오톡 설명서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카카오톡 채팅방을 숨기고 메시지 숫자 카운트에서도 제외할 수 있는 ‘조용한 채팅방’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카카오톡 알림은 꺼놨지만 '빨간' 숫자 표시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도입됐지만 여러 이유로 단체 채팅방에서 퇴장할 수는 없어 고충을 겪었거나 휴가 때 잠시 업무 채팅방을 숨겨놓고 싶었던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카카오톡 변화를 알리기 위해 이번 업데이트에서 ‘비즈보드’ 광고 배너가 뜨던 친구탭 최상단에는 카카오톡의 변화를 알리고 관심을 이끌기 위해 공지창을 넣는 공간으로 바꿨고, 기존 광고 배너는 ‘업데이트한 친구’ 밑으로 내렸죠.

카카오가 카카오톡 변화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수익화’ 때문입니다. 카카오는 올 2분기 SM엔터테인먼트 연결 편입 효과에 힘 입어 분기 매출이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뒷걸음질 쳤습니다. 광고 경기 회복 지연과 사업 전반적인 성장성 둔화, AI투자 확대에 따른 손실 증가가 주효했습니다.

실제 카카오의 2분기 게임, 미디어, 포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습니다. 광고 시장 둔화에도 톡비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것은 긍정적입니다. 이 중 비즈보드는 오픈채팅탭 노출 확대와 CPT 상품의 광고주 수요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 증가하면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AI, 헬스케어 등 신사업들은 내년 이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에 대한 투자 비용은 올해까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이익 감소 추세를 방어하려면 카카오가 주 수익원인 ‘톡비즈’에서 더 매출을 늘리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즉, 카카오톡 개편이 오픈채팅과 친구탭 트래픽을 높이는 데 성공해 광고주들을 이끄는지에 따라 하반기 실적 반등이 좌우될 전망입니다. 신규 상품에 광고주들이 안착하고 체질 개선에 성공한다면 AI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시간도 벌 수 있겠죠.

긍정적인 것은 카카오톡의 체류시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친구 탭 DAU(일간활성화이용자수)는 작년 말 2200만명에서 올 2분기 말 3000만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올 하반기 4000만 DAU 달성이 목표입니다. 오픈채팅 탭은 2분기 DAU 1000만명을 기록, 이전에 위치하던 뷰탭 대비 2배가 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에 힘 입어 지난 6월 카카오톡 총체류시간은 전년 대비 6% 늘었습니다. 국내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MAU)도 전년 동기 대비 70만명 증가했고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카카오톡이 외산 기업들에게 점차 선두 자리를 위협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로 월 평균 사용시간이 971억분이습니다. 뒤를 이은 카카오톡(347억분), 네이버(226억분)과 격차를 매우 크게 벌리고 있습니다. 147억분을 기록한 인스타그램도 증가율이 53억분(56%)으로 가장 높아 성장세가 매섭습니다.

또 올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카카오톡’으로 월 평균 4800만명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 뒤로 유튜브 4608만을 기록해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텍스트 중심인 X(·옛 트위터)와 스레드는 동영상을 강화하고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텍스트 서비스를 내놓는 등 빅테크들은 슈퍼앱을 모토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과연 카카오톡이 서비스 개편에 성공해 4800만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에서 '슈퍼앱'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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