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구원, 자국없고 잘붙는 점착필름 개발…재활용도 가능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 우수한 점착특성 보유

탄소저감 등 자원재활용 소재, 국제 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 점착제 재활용 순환 모식도. 가교가 되지 않은 초고분자 점착제 고분자는 테이프로 활용한 뒤 용매에 다시 녹여 회수가 가능하다.(사진=화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자원재활용이 가능하면서 부착력이 좋은 투명 점착필름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원주·유영창·안도원 박사팀이 부산대학교 백현종 교수팀과 고분자 사슬의 길이를 극대화해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도 우수한 점착특성을 갖는 투명 점착필름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화학적 결합으로 3차원 네트워크 형상을 갖는 그물구조인 화학적 가교구조는 화학적 결합을 끊는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용매나 열로 녹여 재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점착소재는 3M 셀로판 테이프나 라벨테이프와 같이 부착을 위한 점착필름과 스마트폰 액정보호 필름과 같은 표면을 보호하거나 점착을 위한 플라스틱필름으로 나뉜다.

기존 점착필름은 화학반응으로 결합하는 3차원의 화학적 가교구조를 통해 점착력을 높인다. 이로 일반적인 용매나 높은 열에도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모두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플라스틱필름의 분해·재활용에 관한 연구가 널리 진행되고 있지만 분해·재활용과 관련된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공동 연구팀은 점착필름을 이루고 있는 고분자사슬의 분자량을 극대화해 더 잘 엉키는 성질을 이용,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도 기존 점착필름과 비교해 자국이 남지 않고 접착력이 우수한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가시광선을 이용한 방법으로 기존 고분자사슬보다 2.8배 긴 초거대고분자를 합성했다. 개발된 초거대 고분자는 사슬의 길이가 매우 길기 때문에 사슬의 엉킴이 쉽게 일어나고 사슬당 발생하는 엉킴의 수가 매우 높다.

 또한 짧은 사슬 길이를 갖는 고분자가 거의 없어 점착필름을 제거해도 점착 잔여물(자국)이 남지 않는다.
   
개발된 비가교 투명 점착필름은 기존 점착필름 대비 약 130% 수준의 우수한 부착력을 지니고 표면에서 제거해도 잔여물이 남지 않았다. 다양한 테스트 환경에서도 모두 우수한 안정성을 보였다.

특히 개발된 투명 점착필름이 화학적 가교구조가 없기 때문에 점착필름을 사용한 후 무독성의 용매에 쉽게 녹일 수 있고 회수된 고분자를 여러차례 재가공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매터리얼스 앤드 인터페이시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IF : 9.5)'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가시광선 제어 중합을 이용한 무가교제형 아크릴 점착제)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기존에 상용화된 경화성 투명 점착 필름과 달리 사용 후에도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한 기술"이라며 "향후 탄소저감, 폐기물 저감 등과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원순환형 정밀화학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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