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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트럼프, 퍼스트레이디 사라져서 입 방정 떠나"

등록 2017.11.12 21:06:34수정 2017.11.12 21: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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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7.11.11.

【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7.11.11.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지난주 도쿄부터 서울, 베이징 및 베트남 다낭까지 아시아의 지정학적 지뢰밭을 기율과 자기통제력을 발휘하며 세밀하게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말에 '무너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말했다.

11일 APEC 정상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ASEAN 정상회의를 위해 필리핀으로 출발하는 많은 정상들과는 달리 당일 저녁 베트남 수도 하노이 방문길에 올랐다.

이때 에어포스 원에 동승한 취재진과의 격의 없는 대화에서부터 트럼프는 떠오르는 대로 곧장 말을 쏟아내는 본래의 그로 돌아왔다. 이것은 12일 아침의 연속 트윗까지 이어졌다.

11일 저녁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는 그날 낮에 잠시 만났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미 대선 개입 부인 코멘트를 믿는다고 말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미 대통령은 러시아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을 민주당의 "사전 모의 정치극"이라고 폄하했으며 미 정보기관의 전 수장 3명을 "삼류 정치꾼"이라고 조롱했다.

이 전 수장들은 모두 러시아가 2016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는 12일 아침 트윗 봇물을 터트렸다. 자신과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를 조사하려는 사람들을 "남을 미워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 그리고 멍충이"라고 말했다. 또 "음흉한"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서 (능력도 없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리셋하려고 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의 아침 트윗 압권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것이라고 타임스는 말했다.  트럼프 자신은 김정은을 "짤달막하고 뚱뚱하다"고 말하려 맘 먹은 적이 이때껏 한번도 없는데 (would never call) 북한 외무성이 자신을 "늙은이"라고 불렀다고 불평했다.

김정은을 그렇게 부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자제해왔다는 말로, 교묘하게, 김정은은 "짤달막하고 뚱뚱하다"고 만천하에 광고한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두고 공개적으로 한 인신공격성 단어는 지금까지 '로켓맨' 앞에 붙힌 'little(작은)'이 다다. 그러나 트럼프의 '리틀'은 굉장히 모독적이다. 지난해 대선 때 지명전 라이벌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손이 '작다'고 남성적 은유를 내포하며 조롱했다.

두 달 전에는 백악관을 '어른 데이케어 센터'라고 비아냥댄 같은 당의 밥 코커 상원 국제관계위원장이 키가 작은 점을 강조해 'liddle 코커'라고 부른 바 있다. 김정은은 이제 트럼프에 의해 "little, short, fat'한 남자로 묘사된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의 입 처신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두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 그래도 두 가지 이유를 추정했다. 하나는 트럼프를 나름대로 온건하게 조절해오던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가 먼저 귀국해 베트남부터 트럼프 혼자인 점을 들었다.

10일 오전 트럼프는 베트남 다낭으로 남행했고 멜라니아는 팬다 곰과 만리장성을 구경한 뒤 오후 워싱턴으로 떠났다.

그저 일흔 한 살의 트럼프가 여행에 지친 탓일 수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지난 3일 워싱턴을 떠난 트럼프는 4일 하와이, 5일 도쿄, 7일 서울, 8일 베이징, 10일 다낭, 11일 하노이를 돌아 12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했다. 그는 본래 일정보다 하루를 더해 이틀을 묵고 14일 오후 귀국길에 올라 15일 백악관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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