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사고 선박 승객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신안=뉴시스】류형근 기자 = 25일 오후 3시4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동쪽 해상에서 여객선 핑크돌핀호(223t급)가 암초에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과 선원 163명 중 6명이 부상했다. 2018.03.25. (사진=독자제공) [email protected]
【신안=뉴시스】변재훈 기자 = "갑자기 선수(뱃머리) 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25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동쪽 해상에서 좌초된 여객선 핑크돌핀호(223t 급)에 타고 있는 황모(61·관광버스 운전)씨는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 같이 말했다.
황씨는 이날 오후 관광버스를 목포항 주차장에 주차한 뒤 관광객들과 함께 핑크돌핀호에 승선했다.
황씨는 "승객들이 배 안 객실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선수(뱃머리) 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묵직한 무언가에 부딪히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선체에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의자에 앉아있었던 승객들 중 일부의 몸이 앞쪽으로 쏠렸다"며 "미리 대비못한 사람이나 잠을 자고있던 승객들은 머리 등을 앞 의자에 살짝 부딪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충돌 직후 선내에서는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선내방송은 '어선을 피하다 암초에 부딪혀 사고가 났다. 구명조끼를 입고 자리에 앉아 대기 하고 있으라. 해경구조선이 오고 있으니 구조를 기다려달라' 는 내용이었다.
황씨는 "선내방송이 흘러나온 뒤 구명조끼 착용법을 아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자리에서 구명조끼를 빼 착용했다. 착용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승무원과 먼저 착용한 사람들이 함께 착용을 도와줬다. 승객 전원이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각자 자기 자리에서 구조를 기다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 뒤 기억 상으로는 7~8분 정도 흘렀을 때 해경 구명정 1척이 먼저 도착했다. 정확히 시계를 보지는 않았지만 오후 4시10분쯤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명정이 도착한 뒤 선내방송과 함께 안내승무원들이 객실을 돌아다니며 '환자분들 먼저 나오시라'고 안내했다. 이마 등을 부딪히고 충격에 놀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 자기 걸음으로 해경 구명정으로 옮겨 탔다"고 밝혔다.
그는 "부상자를 실은 해경구명정 1척이 떠난 이후 민간구조선, 어선에 나머지 승객들이 옮겨탔다. 구조선은 5~6척 정도가 온 것 같다"고 전했다.
황씨는 "부상이 없는 승객 중에 노약자와 여성들을 우선적으로 다른 배에 옮겨태웠다. 그 뒤 남성들이 타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은 아줌마들이 사다리로 내려가는게 힘들 때 서로 거들어주고 부축도 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기억으로는 총 6~7척의 배에 승객들이 나눠탄 것 같다"며 "사고 직후 승무원들 대처나 승객들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구조과정도 질서정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구조돼 현장을 빠져나오면서 선박 선수가 암초에 부딪힌 걸 목격했는데 선체가 꽤 찌그러져 있었다"며 "선박을 많이 타고 다녔지만 사고는 처음이었다. 충격 정도가 크게 놀랄 정도의 사고는 아니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황씨는 현재 다른 여객선으로 옮겨 타 목포항으로 이동 중이다.
이날 사고로 돌핀호에 타고 있던 승무원 4명과 승객 159명 중 승객 6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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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뉴시스】류형근 기자 = 25일 오후 3시4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동쪽 해상에서 여객선 핑크돌핀호(223t급)가 암초에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승객들이 구조되고 있다. 2018.03.25. (사진=독자제공) [email protected]
【신안=뉴시스】류형근 기자 = 25일 오후 3시4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동쪽 해상에서 여객선 핑크돌핀호(223t급)가 암초에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과 선원 163명 중 6명이 부상했다. 2018.03.25. (사진=독자제공)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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