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너무 바쁜 5월…북핵에 이란·중국·예루살렘까지
전문가 "활동 과잉(hyperactive)의 나날...알맹이 없을까 우려"
【워싱턴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미시간행 비행기가 대기 중인 앤드류 공군기지로 떠나기 전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리서치업체 '홍콩-APEC 무역정책그룹'의 데이비드 도드웰 전무이사는 2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5월 '활동 과잉'(hyperactive)의 한 달을 보내게 됐다고 지적했다.
도드웰 이사는 "트럼프의 백악관은 활동 과잉이라고 밖엔 표현할 수 없다"며 "문제는 이런 과도한 활동 뒤에 어떤 알맹이가 있긴 한 건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판단할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현안이 한데 얽혀 바쁜 일정으르 소화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달아 백악관을 방문해 그와 각각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마크롱과 메르켈과의 회동에서 주요 안건은 이란 핵협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주 뒤인 5월 12일 미국의 이란 핵협정 갱신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 벌써 두 차례 유보한 만큼 이번엔 그가 협정 탈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고위급 무역 협상가들이 이번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 협상팀은 3일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불공정 무역과 지적 재산권 침탈로 미국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며 강경한 대중 무역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다음달 14일에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 트럼프는 작년 12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인하고 대사관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한 후 일어나있다. 2018.03.20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에서는 5월 19일 해리 왕자와 약혼녀인 미국 여배우 메간 마클이 결혼식을 올린다. 트럼프는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했는데 중대한 일정이 5월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도드웰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가 계속 바뀌고 있는 데다 북한, 무역, 중동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협상가들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트럼프의 움직임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민하고 잘 준비된 데다 상하원 모두와 순조롭게 협력하는 백악관 관료들조차 중대한 외교 계획들을 동시에 추진해 나가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며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란 핵협정의 타협안을 도출하는 한편 한반도엔 평화의 기반을 조성하고 중국의 시장 개방 설득에 성공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문제는 산적한데 백악관 인선 혼란은 계속되고, 미국 국내적으론 특별검사팀의 트럼프 러시아 결탁설 수사가 한창이라 자칫 잘못하면 5월이 지나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결실을 볼 수 없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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