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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등 청문회 대상만 7명…8·9개각에 전운 감도는 여야

등록 2019.08.09 16: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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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말 청문회 정국…여야, 대충돌 예고

野, '문재인 페르소나' 조국에 파상공세 전망

민주 '조국 절대사수' vs 한국 '도덕성·능력 송곳검증'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한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에게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19.08.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한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에게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19.08.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장관급 8명을 교체하는 8·9개각을 단행하면서 국회에는 전운이 감도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완성판인 이번 개각을 놓고 여야가 인사청문회에서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도덕성을 갖춘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인사로 자평하며 국회 청문과정에서의 초당적 협력을 요구했지만 야당은 '총선용 개각'이라고 혹평하면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이번 개각을 통해 발탁된 인사 중 청문회 대상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조국 법무부·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총 7명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정부가 이르면 내주 초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경우 8월 말께 청문회 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장관들에게 길을 터주고 그 자리를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채운 게 이번 개각의 특징이다.

박영선·진영 의원을 각각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던 지난 3·8개각과 달리 이번에는 정치인 입각이 없다. 이는 청문회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문재인의 페르소나(분신)'로 일컬어지는 동시에 민정수석 시절부터 야당의 낙마 대상 1순위였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포함된 개각이어서 어느 때보다 불꽃뒤는 공방이 예상된다.

당장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개각을 야당에 대한 청와대의 '전쟁선포'로 받아들이며 격앙된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사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09.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사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국 전 수석의 법무장관 내정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지금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조 전 수석의 임명 강행은 야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뭐라해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청문 과정에서 낱낱이 잘못된 점, 도덕성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정무에 대한 능력, 기본적인 태도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별렀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직 내년 총선에만 몰두하고 있는 청와대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난 총선용 개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기어이 민정수석 업무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공공연하게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내로남불의 잣대를 들이대는 인물이 공정성이 요구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혹평했다.

바른미래당도 조 전 수석의 법무장관 발탁에 강하게 반발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시끄러웠던 조 전 수석을 끝내 법무장관에 앉히고 외교·국방 등 문제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은 국회와 싸워보자는 얘기"라며 "한마디로 협치 포기, 몽니 인사"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국 후보자에게 초점을 맞춰 청문정국에서 파상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친일 프레임'에 갖혀 수세에 몰려 있던 한국당은 이번 청문정국을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당력을 집중할 태세다.

야당은 조국 후보자가 청와대에서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던 시절 벌어진 '인사 실패' 논란을 다시 끄집어내 후보자의 능력을 문제삼을 것으로 보인다. 비(非) 사법고시 출신인 조국 후보자의 이력과 관련해 검찰 조직 장악 능력에도 물음표를 붙일 전망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하면서 불거진 '폴리페서' 논란과 그에 반대하는 서울대 보수학생 모임과의 갈등도 부각시켜 부정적 여론 확산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를 겨냥해 이른바 '폴리페서 금지법'을 잇달아 발의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KB투자증권에서 열린 '한국증시, 애널리스트로부터 듣는다'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8.09.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KB투자증권에서 열린 '한국증시, 애널리스트로부터 듣는다'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반면 조국 후보자를 통해 사법개혁의 추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절대 사수'를 다짐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기획자다. 그를 법무장관 후보자에 지명한 것은 사법개혁을 임기 중 마무리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내세워 조국 후보자 임명의 명분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공세에는 사시 출신이 아닌 조국 후보자야말로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사법개혁을 완수해 낼 적임자라는 논리로 맞설 전망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교수를 내정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로 판단해야 한다"며 "조 교수는 사법개혁을 말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판단하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능력이 검증된 분들로 개각이 진행됐다고 판단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중후반기 국정을 책임지고 뒷받침할 적임자들로 구성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다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건설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적재적소의 인사"라면서 "이번 개각으로 입각하는 후보자들이 하루빨리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 검증과 인준 과정에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며 야당에 청문회 협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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