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무장관 "쿠르드와 휴전 아냐…5일간 작전 중단일 뿐"
"테러리스트 떠나야 작전 종료…美는 제재 중단할 것"
"美, 쿠르드 무기 수거하고 진지 파괴하기로 합의"
【앙카라=AP/뉴시스】 17일 터키에 도착한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면담 이후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토벌 작전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2019.10.17.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터키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을 중단한 가운데, 터키 측은 이번 결정이 '휴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쿠르드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쿠르드노동당(PKK) 테러리스트들이 (세이프존을) 떠나야만 터키는 작전을 종료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YPG와 PKK를 시리아 북동부에서 몰아내겠다는 당초 계획은 철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떠나게 하기 위해 120시간 동안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조치를 "휴전이 아니다"라고 했다.
휴전협정은 국가와 국가 등 합법적 당사자들끼리만 체결할 수 있다는 게 터키 입장이다. 터키는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인 PKK와 그 시리아 분파인 YPG를 테러조직으로 간주, 쿠르드족의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또 "우리가 작전을 일시 중단하면 미국은 제재 중단을 시도할 것"이라며 "선행 조건들이 충족돼야만 작전을 종결할 것"이라고 했다.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동부를 떠나지 않거나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면 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아울러 미국과 터키가 YPG의 중화기들을 수거하고, 이들의 진지 및 방어시설을 파괴하기로 합의했다고도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걸 모두 이끌어낸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미국 측은 터키의 합법적인 안보이익 방어 일환으로 세이프존의 중요성과 목적을 인정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측이 터키군의 세이프존 통제에 완전히 동의했다고도 했다.
그는 또 터키 측의 이슬람국가(IS) 격퇴 공적을 거론하며 미국과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테러단체 소탕에 협력하리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지난 9일부터 '평화의 샘'이라는 작전명으로 쿠르드족 근거지인 시리아 북동부에서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터키는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북동부에서 PKK와 YPG를 몰아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6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군사작전을 사실상 사전 묵인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IS 격퇴 혈맹인 쿠르드족을 배신하고 러시아의 중동 영향력을 키우는 처사라는 국내외적 비난이 고조되자 뒤늦게 대터키 제재를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었다.
아울러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7일 대표단을 이끌고 터키를 찾아 터키에 군사작전 중단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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