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윤미향 공방…"친일세력 모략극" vs "기부금 내역 공개"(종합)
윤미향 "보수언론과 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조국 생각나"
김두관 "친일 세력 총동원돼"…송영길 "보수 진영이 공격"
미래한국 "할머니 명예 훼손 말고 앞장서 의혹 해소하라"
박지원 "위안부 할머니 문제인데…모두 공개하는게 좋아"
국민의당 "후원 내용 투명하게 공개하면 해결되는 문제"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2020.03.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유자비 윤해리 최서진 기자 = 여야는 12일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이 이사장을 지낸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회계 투명성 의혹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윤 당선인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보수언론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이라는 입장문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한 반면 보수 야권은 "궤변 말고 회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연과 저에 대한 공격은 30년간 계속된 세계적인 인권운동의 역사적 성과를 깔아뭉개고 21대 국회에서 더욱 힘차게 전개될 위안부 진상규명과 사죄와 배상 요구에 평화 인권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보수언론과 통합당이 만든 모략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며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 여성 평화 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34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해 보라색 리본 배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2015년 박근혜 정권이 맺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파기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기부금의 진실'이 아니라 '위안부의 소멸'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며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미래통합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학자들이 총동원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시 여성인권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여 세계인권운동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만든 정의연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이 공격이 친일사관에 빠져있거나 한일간 과거사를 불가역적으로 봉합해야 한다고 보는 세력들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경계한다"고 꼬집었다.
송영길 의원도 페이스북에 독립운동가 김성숙 선생을 언급하며 "지금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보수진영의 공격이 한창이다. 완전하게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나라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강조했다.
정춘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응원한다 윤미향, 후원한다 정의연, 참석한다 수요집회"라는 문구를 올리며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논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한 활동 전체를 폄훼하는 우를 초래하면 안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건강을 문제삼으며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앞장서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연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세부 내역 공개 요구에는 "세상 어느 NGO(비정부단체)가 활동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느냐"며 답변을 피한 데 대해서도 "회계 처리상 오류를 인정한 만큼 떳떳하다면 세부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NGO의 생명은 도덕성이므로 차제에 투명성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에 참석한 같은 당 전주혜 당선인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여진 기부금이기에 그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국민들은 궁금하고 또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과 관련 의혹을 진상규명하기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전 당선인은 미래한국당의 사전 기획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시민당을 향해 "사전기획설을 포함해서 정의연 의혹에 대해 같이 진상규명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같은 당 조수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의연이 '기업들에는 왜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 건지 가혹하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며 "'정의'를 내걸고 '정의'로 먹고 살아온 집단이 이 정도의 상식을 모르는 척하니 기가 찰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윤 당선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 대해서도 "자신과 자녀의 각종 의혹에 '가짜뉴스'라고 반격을 시도하거나 실체적 진실을 캐려는 언론에 대해 '민주주의에선 기자가 개인의 삶을 피폐화시킨다'라고 매도하는 것 모두 '조국 사태' 초기에 봤던 풍경들"이라며 "역시 '조국 사수 세력'에겐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꼬집었다.
[목포=뉴시스]변재훈 기자 = 박지원 민생당 의원. [email protected]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의 건강과 고령에 따른 기억력, 실수 등을 운운하며 반박과 방어에 급급해 하고 있다"며 "그동안 받은 후원금 내용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정의연이 걸어온 행적이 위안부 문제에 앞장선 대표적 단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NGO가 어디 있냐'라는 궤변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기부와 성원을 보내 준 국민 앞에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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