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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공공의대 둘러싼 음모론 왜 난무할까?

등록 2020.08.30 1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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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시민단체 추천, 해당 법안엔 없는 내용

정부 "학생 선발방식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어"

지자체 설문조사 참여 독려 사실…여론조작 아냐

"부적절한 점 있지만 의료계 여론전 대응할 밖에"

토지보상 논란에 정부 "지자체 자체적으로 추진"

[서울=뉴시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한 청원인은 지난 27일 '이른바 '공공의대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청원 글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020.8.30.

[서울=뉴시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한 청원인은 지난 27일 '이른바 '공공의대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청원 글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020.8.3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의대 신설 정책을 둘러싸고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공공의대 신입생 추천을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시민단체가 추천할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는가 하면 지자체가 공공의대 유치를 위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급기야는 '공공의대 게이트'라는 신조어가 온라인상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른바 '공공의대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지자체의 여론 조작 의혹, 법안 통과 전 이뤄진 토지 보상, 입학생 시민단체 추천설 등의 근거를 들어 이 사안을 '공공의대 게이트'라고 규정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가 추진하려는 다른 의료정책들도 많은데 왜 이렇게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서만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공공의대 외에는 지역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공정성'과 같은 국민 정서를 자극해 이 정책을 흔들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지역 의사'와 같은 제도가 도입되면 의사 집단의 동질성이 훼손된다는 거부감도 상당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뉴시스는 공공 의대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짚어 봤다.

◇시민단체·시도지사가 공공의대 신입생 추천?

학생 선발과 관련된 부분은 최근 공공의대와 관련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도지사나 시민단체가 공공의대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방안에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한 '국립 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하고 시·도별로 학생을 일정 비율 배분해 선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게 '시도지사 추천' 논란의 출발점이 됐다.

복지부는 최근 배포한 카드뉴스를 통해 시도지사가 개인적인 권한으로 특정인을 추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카드뉴스로 다시 논란이 점화됐다. 복지부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중립적인 시·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위원회가 심사 기준 등을 토대로 시·도에 배정된 인원의 2~3배수를 추천토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시민단체가 공공의대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재차 제기됐다.

정부는 시민단체의 추천위원회 참여도 학생 선발과 관련된 예시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공공의대 관련 법안에는 학생 선발과 관련해 시도별로 일정 비율을 선발한다는 내용만 들어있을 뿐 시도지사나 시민단체가 추천한다는 내용은 없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공공의대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이고, 어떻게 학생들을 선발해야 될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 선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정성"이라며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들도 공정성에 입각해 구성되면 좋겠다는 방안이 제시된 것이고, 시민단체는 예시로 제시가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공의대 여론 조작 이뤄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온라인 상에서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정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설문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공의대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전북 남원시가 공무원들에게 설문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남원시는 "각 실과 소속 전직원 필히 설문에 참여하시고 그 결과를 19일까지 회신해달라"는 공문을 내렸다. 또 전라남도와 전남 목포시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자체들이 공무원을 동원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비판이 커졌다. 남원시는 공무원의 설문 참여를 강제하는 듯한 문구는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조직적으로 공공의대 반대 여론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어 유치를 추진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의료계 총파업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공공의대 신설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여론전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권익위 설문조사 초기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은 의료계가 집단적으로 설문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공공의대 게이트'라는 용어를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올리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법안 통과되기도 전에 토지보상?
 
공공의대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부터 실제 정책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논란도 있다. 남원시는 지난5월 공공의대 설립 준비를 위해 전체부지 면적의 44%인 2만8944㎡에 대한 토지 보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복지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학교시설 중 강의동을 바로 착공할 수 있는 면적이다. 이 때문에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정부와 지자체 사이에 이미 '사전 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토지 보상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공공 의대를 바라는 지역에서는 법이 통과되면 빨리 설립하기 위해 진행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하지만 공공의대는 일단 법이 통과가 돼야 그 이후 설계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법 통과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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