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우려에도 이동량 '역대 최저'…3단계 국민참여로 힘받나
정부, 3단계 후 국민 참여없이 자영업자 피해 우려
2.5단계 이후 이동량 감소…지난 주말 역대 최소치
임시선별검사소서 하루에 1만명 자발적 검사 받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파가 잠시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 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14명을 기록한(0시 기준) 17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2020.12.17. [email protected]
여기에 하루 1만여명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는 등 국민들이 방역정책에 호응하고 있다는 게 확인된 만큼 적극적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부의 휴대전화 이동량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12~13일 수도권 이동량은 2448만8000건이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인 상태에서 첫 대유행이 발생,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 국민이 바짝 긴장했던 2월29일~3월1일 당시 약 2451만건보다도 2만2000건가량이 낮은 수치다.
3차 유행 이후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기 직전이었던 11월 중순(14~15일) 3589만건과 비교하면 31.8% 감소했다.
그간 1.5단계와 2단계 격상 등에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수도권 시민들의 이동량은 2.5단계에 들어서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로써 거리두기 단계를 높여도 외부 활동이 줄어들지 않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거란 우려는 일부 해소된 것이다.
이에 거리두기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정부의 고민도 어느 정도는 해소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 3단계 기준 중 확진자 기준을 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발생 일평균 확진자 수가 800~1000명 초과일때 3단계 격상을 할 수 있다.
지난 16일 0시 기준 최근 일주일간 평균 확진자 수는 833.0명으로 이미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 17일에는 이 수치가 882.57명으로 늘어 900명에 육박한 상태다. 12월13일과 16일에는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3단계 기준에 해당하기 전에라도 선제적 차원에서 격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3단계 격상 여부에 대해 "사회·경제적 피해가 워낙 커 확실히 효과가 담보돼야 하고 특히 국민적인 동의와 참여가 극대화 돼서 응집력있는 상황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11월24일 이후 11월28~29일 수도권 이동량은 2767만건이었는데 그 다음주인 12월5~6일에는 2782만5000건으로 오히려 0.6%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국민 참여가 낮아 이동량이 줄지 않으면 자영업자 등 경제 피해만 생긴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국민들의 거리두기 동참으로 이동량 역대 최소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집합금지 대상을 늘리고 식당·카페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가 적용되자 전주 대비 12% 11월 초보다 31.8% 이동량이 감소한 건 정책적 효과가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에서는 17일 0시까지 3만7772명이 검사를 받았다. 3일간 하루 평균 약 1만명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하면서 정부 방역 정책에 동참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7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서울광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 등을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2020.12.17. [email protected]
정부가 병상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에도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전국에 32개만 남았고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는 3개만 비어있다.
사망자의 경우 최근 3일간 47명이 발생하면서 이달 들어 108명이 숨졌다. 2차 유행에 따른 피해가 본격화된 9월 91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월간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은건 1차 유행이 한창이던 3월 148명 이후 12월이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기저질환을 앓던 확진자가 병상이 배정되기까지 집에서 약 이틀간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현재 위중증환자 수가 242명이어서 추가 사망자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달 들어 발생한 확진자 중 30.1%인 3383명이 위중증으로 갈 확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어서 중환자 병상 등 의료자원의 소모가 예상된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단계 격상을 서둘러 해서 갈 곳을 줄이고 접촉을 막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는 거리두기를 격상하고 2주 정도 있으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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