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터 맞혀달라" 우선순위 요구 빗발...접종 계획 누더기 될라
지자체·직군별 우선접종 요구 빗발
"고위험군 외 우선순위 의미없어"
"연령 순 맞아야 형평성 논란 해소"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서울 노원구 미즈아이프라자산부인과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한 시민이 백신 접종 완료 뱃지를 들고있다. 2021.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3분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마련 중인 가운데 곳곳에서 우선접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누가 먼저 접종을 받게 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접종 순위를 지나치게 세분화할 경우 혼란과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3분기 접종 시행계획이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된다.
지난 2월26일 첫 접종이 시작한 이후 2분기까지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 의료진, 사회필수인력 등을 중심으로 접종이 이뤄졌다면 3분기부터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컸던 접종 시행 초창기와 달리 현재는 주변에 접종자가 늘어나고 혜택이 제공되면서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다.
60~74세의 사전 예약 참여도는 80%를 넘겼고 예비군·민방위 등의 얀센 예약과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 등의 화이자 예약은 예정된 일정보다 조기 마감했다.
3분기 접종 시행계획 발표를 앞두고는 우선접종을 해달라는 요구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오후 제주도청 2층 삼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감염증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2021.06.09. [email protected]
지난 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주도의회는 제주도민을 우선 접종하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최근 제주도에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동복지시설단체들도 지난 9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요구했다. 이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들을 비롯한 모든 사회복지사들이 적절한 시기에 백신 접종을 완료해 돌봄과 복지를 안전하고 차질 없이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 등 주요 기업에서는 접종 수요 조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트래블 버블'을 통한 단체여행을 대비해 여행 관련 종사자의 접종도 검토 중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지역별, 기업체별로 우리부터 먼저 예방접종을 해달라는 요구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당초 3분기 접종 계획은 연령 순에 기반을 뒀다.
지난 5월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기자단 워크샵에서 정부 관계자는 "3분기 접종 때는 특수 직군보다는 연령 순으로 쭉쭉 진행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령 순에 기반해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고 또 굳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 있다"라며 "우선순위라는 건 의학적, 사회적 필요가 명백할 때만 줄 수 있는데, 사회적 필요를 느슨하게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우선순위가 필요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렇게 하면 한도 끝도 없다"라며 "우선은 백신이 부족하니 들어오는 대로 연령 순으로 맞아야 국민 불안과 형평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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