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오는데…백신·치료제 없는 아동은 어떡하나
일일 신규 확진자 12%가 9세 이하 어린이
위중증·사망 드물게 발생…기저질환 취약
가정·보육인력 접종률 높여 간접 보호 필요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음성 확인을 받은 보호자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어린이를 중환자실로 이송하고 있다. 2022.01.09. [email protected]
9일 방역 당국과 의료계에서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가정 및 교육·보육기관 종사자의 3차 접종률을 높여 전체적인 감염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 0시 기준 9세 이하 어린이 확진자는 하루 444명으로, 전체 확진자 3717명 중 12%를 차지한다. 2020년 이후 누적 확진자는 5만2769명(8%)이다.
지금까지 이 연령대에서 3명(0.05%)이 사망했다. 7일 0시 기준 이 연령대의 위중증 환자는 2명(0.24%)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사용 허가가 난 상태다. 12세 이상 접종이 가능한 것은 화이자 백신이 유일하다. 국내 허가를 앞둔 노바백스 백신도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5~11세 대상으로 접종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검토 단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1일 한국화이자의 5~11세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 허가를 위한 사전검토에 착수했다.
방역 당국은 5~11세 접종 효과와 이상반응 등 국내외의 과학적 근거를 수집 중이다. 올해 초에는 허가가 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5세 미만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을 임상실험 중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 전문가들은 늦어도 다음달 말이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2~4배에 달하는 만큼 확진자 규모도 지금의 2~4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어린이들은 감염 후에도 상대적으로 중증화 비율이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만큼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중증으로 이어지는 어린이도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어린이들은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비해 코로나19 경구치료제 100만4000명분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도입 예정인 치료제 2종 모두 1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환자에게만 투여 가능하다.
결국 11세 이하 어린이들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던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비슷하게 마스크 등 개인 방역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정과 유치원·어린이집, 학교 등에서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어린이 보호 대책은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원칙적으로 소아·청소년 대상 백신 등을 늘려서 보호하려고 하고 있지만 효과나 투약 안정성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 향후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질텐데 11세 이하 연령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전체 감염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12세 미만 어린이들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재작년과 같은 상황"이라며 "마스크와 손 위생,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통해 스스로 보호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12세 미만 어린이를 돌보는 가족, 보육기관 종사자 등 누구라도 접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최대한 접종해서 간접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집단면역을 형성하면 전파가 차단되고 코로나 노출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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