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등 野정치인에 뇌물 의혹…사업가 박씨는 어떤 인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10억원 건넨 혐의

'부산자원 특혜 대출사건', '포스코 송도매각' 등 연루

'이정근 공소장'에 민주당 고위 정치인 이름 적시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검찰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에 나서 대기하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소희 기자 = 검찰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5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돌입했다.

이정근(구속기소)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10억원'을 건넸다는 인물이기도 한 사업가 박씨는 과거에도 정치권 인사와 관련해 각종 스캔들을 일으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18일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노 의원의 자택을 추가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틀 전 첫 압수수색 때 발견한 다량의 현금다발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 목록 대상에는 이 현금다발이 포함돼 있지 않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1월까지 국회 인근, 마포구의 지역구 사무실, 여의도 호텔 등에서 박씨의 아내 조모씨로부터 5차례 뒷돈과 청탁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노 의원에 대해 뇌물수수, 알선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10억원대 뒷돈 혐의(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노 의원의 뇌물수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주민편익시설 건립공사 착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09.14. [email protected]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박씨는 오래 전부터 다수의 정치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박씨의 인맥은 오래 전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특히 이 전 부총장에게 청탁할 때 100억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를 보여주며 '친노(친노무현)' 인사들과의 인맥을 과시하곤 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박씨는 2008년 '부산자원 특혜 대출 사건'과 2014년 '포스코 송도사옥 매각 사건'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송도사옥 매각 과정에선 서청원·이우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연루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박씨는 중요 인물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할 때 항상 녹음을 하곤 했다고 한다. 수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녹취록에 등장한다고 한다. 이 전 부총장의 10억원 금품수수 혐의 사건에서도 박씨의 녹음파일이 결정적 증거로 활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사업가로부터 청탁을 빌미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9월3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2022.09.30. [email protected]

검찰은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 이 전 부총장이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공소장에 언급된 인물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해당 공소장에는 노 의원은 등장하지 않는다.

노 의원은 압수수색이 이뤄진 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이정근 전 위원장의 공소장에 이름도 거론되지 않았던 야당 중진 의원에 대해 회기 중에 현역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 침해이며 야당 탄압"이라며 "아무런 물적 증거도 없이 피의자 진술에만 의존해서 불시에 군사작전 하듯이 의원회관과 지역사무실, 자택까지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비정상적이고 나쁜 저의를 가진 정치탄압 기획수사"라고 반발했다.

노 의원은 박씨 아내와 봉사단체에서 몇 번 만난 사이일 뿐이며, 박씨와는 일면식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총장 역시 박씨와 돈이 오고 간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채무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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