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한 소리에 마음까지 정화…빈 소년합창단[강진아의 이 공연Pick]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년 만에 빈 소년합창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지휘자 마놀로 카닌이 준비한 종이를 들고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서툴지만 정확한 한국말에 웃음 가득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엔 '천사들의 합창'이 지상에 다시 내려앉았다. 하얀 단원복을 입고 무대 위 단상에 오른 소년들의 고운 목소리는 그 자체로 맑은 기운을 전파했다. 처음엔 무대가 커보이기도 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23명 보이 소프라노의 청아하고 아름다운 음색이 귀에 감돌며 마음을 정화시켰다.
[서울=뉴시스]지휘자 마놀로 카닌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빈 소년합창단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의 문을 연 건 익숙한 선율의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였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를 가사 없이 목소리로 구현하며 경쾌하게 출발했다. 무반주 합창으로 부른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은 극적인 곡의 분위기에 빼어난 화음이 어우러지며 짙은 인상을 남겼다.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의 한국인 단원 이연우 군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신년음악회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예상치 못한 선물엔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이날 카닌의 한국어처럼 '깜짝 선물'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서울=뉴시스]빈 소년합창단의 템푸와 시몬 단원이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앙코르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3.0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춤추듯 유쾌하고 힘찬 카닌의 지휘도 에너지를 발산하며 흥을 돋웠다. 노래를 마친 후에 어색하게 꾸벅 인사하는 풋풋한 단원들의 모습엔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앙코르에는 '아리랑'이 어김없이 흘렀다. 1969년 첫 내한 이후 50여년간 한국과 인연을 맺어온 합창단은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노래로 여운을 안겨 왔다. '오 솔레미오'에 이어 세 번째 앙코르 곡인 영화 '시스터 액트' 메들리에선 율동과 함께 무대 앞으로 일렬로 나와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신나는 축제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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