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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사건·사고마다 등장하게 된 마약…시민은 불안

등록 2023.09.17 08:00:00수정 2023.09.17 09: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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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경찰 추락사, '마약 파티' 의혹으로

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 사건서도 검출

'마약 음료' 등 신종 마약범죄까지 등장

"이상한 마약 사건 많으니 무뎌질 지경"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현직 경찰관 용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 당시 모임 주선 의혹을 받는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09.1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현직 경찰관 용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 당시 모임 주선 의혹을 받는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09.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최근 각종 사건·사고마다 어김 없이 마약 투약 정황이 얽히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상을 침범한 마약류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와 엄벌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서울 용산에서 일어난 현직 경찰관 추락사 사건을 비롯해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 '람보르기니 주차 시비 사건' 마다 마약 관련 범죄가 함께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이 참석한 모임은 '마약 파티' 의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참석자 22명 중 5명에게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모임을 주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모(45)씨와 이모(31)씨를 구속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숨진 경찰관에게 마약을 판매한 정황이 있는 문모(35)씨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지난달 2일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28)씨는 당시 피부미용시술을 빙자해 미다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신씨의 소변에서 케타민, 프로포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가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 모씨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신 모씨는 앞서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자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2023.08.1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 모씨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신 모씨는 앞서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자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2023.08.18. [email protected]



지난 11일 강남구 논현동에서 람보르기니를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자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구속돼 수사 중인 홍모(30)씨는 간이마약검사에서 필로폰, 엑스터시(MDMA), 케타민 등 3종의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마약 투약을 협박 수단으로 삼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지난 4월 강남 학원가 일대에 음료 시음회를 가장해 필로폰을 탄 음료수를 나눠준 '마약 음료' 사건이 대표적이다.

총책이자 주범인 이모(26)씨 일당은 국내에 유통되는 중국산 우유에 필로폰 10g을 섞어 병 포장한 뒤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시음 행사를 연 뒤, 보이스피싱 조직을 동원해 음료를 마신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 5월 중국 현지에서 체포됐다.

마약 사건의 증가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검찰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약류 투약사범은 4351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3976명에 비해 9.4% 증가했다. 변사체에서 마약류가 검출된 사례는 2021년 43명에서 2022년 69명으로 60.46% 급증했다.

[서울=뉴시스]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에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관련 압수품과 증거품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2023.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에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관련 압수품과 증거품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2023.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충격적 사건마다 등장하는 마약 문제에 시민들의 불안도 높아진 양상이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롤스로이스 차량이 걸어가던 여성을 치어 중상을 입힌 사건은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마약 문제는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구에 사는 20대 남성 B씨는 "이전에는 쉬쉬하며 음지에 숨어 몰래 마약을 했다면 이제는 경각심이 줄어 마약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일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며 "이상한 사건이 많아지다보니 이젠 어지간한 일에는 무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이런 사안에 대해 예전에 비해 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들의 법 감정에 맞는 법 체계와 처벌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이 터질 때마다 처벌 수위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관련 계도나 단속 강화 등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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