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아는 신인왕 문동주, 후배 김서현에 버팀목 되겠다
대형 유망주로 한화 입단…프로에선 기량 못 펼쳐
"신인상 얘기 안 해야 도움…물어보면 답 해줄 것"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한화 문동주가 신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KBO리그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한화 이글스 문동주(20)는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싹쓸이 하면서 계속해서 트로피를 수집 중이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만난 문동주는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며 올해 신인상을 독차지하고 있는 소감을 밝혔다.
고교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주목 받았던 문동주는 기대와 달리 입단 첫 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에도 발목이 잡히면서 2022시즌 13경기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국내 선수 최초로 시속 160㎞ 강속구(투구 추적시스템·PTS 기준)를 뿌리는 등 정규시즌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역투를 펼치는 등 한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도 앞장섰다.
[인천=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SSG랜더스의 경기, 9회 말 한화 투수 김서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3.05.12. [email protected]
반등에 성공한 문동주는 내년 입단 2년 차를 맞는 팀 후배 김서현(19)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서울고 재학 시절부터 대형 유망주로 불렸던 김서현은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즉시 전력감이란 평가도 받았지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김서현은 이번 시즌 20경기에서 22⅓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로 부진했다.
김서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이가 문동주다. 그러나 먼저 프로의 쓴맛을 봤던 문동주는 김서현에게 조언을 건넬 생각이 없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김서현이 어떤 마음으로 시즌을 치를 지 잘 알기 때문이다.
문동주는 "(내가 조언을 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거 같다. 나라는 예시가 있기 때문에 서현이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거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길을 걸을 순 없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돼서 (서현이의 수상으로) 우리 팀에서 2년 연속 신인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신인상을 못 받는다고 하더라도 서현이가 잘못했다고는 할 수 없다. 부담이 많이 될 테지만, 그래도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썼다.
입단 때부터 올 시즌 신인상을 받을 때까지 압박감을 받았던 만큼 비슷한 상황에 놓인 김서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미다.
문동주는 "나도 많이 부담됐다. 부담을 느낄 때마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이들처럼, 문동주도 김서현 옆에서 묵묵히 응원하며 버팀목이 되어줄 생각이다.
문동주는 "서현이에게 최대한 야구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부담을 줄여주는 거다. 신인상 얘기는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야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서현이가 먼저 나에게 질문을 한다면 답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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