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불씨' 살렸지만…관건은 태영家 사재 출연
태영그룹 "890억원 태영건설에 투입…직접 지원 약속 이행"
채권단·금융당국 눈높이에 맞는 자구안 나와야…진정성 의심
태영그룹 추가 자구안 마련…오너 일가 사재 출연 여부 관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에 대해 경영진의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 사진은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채권단이 미이행했다고 판단한 890억원을 투입하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개시를 위한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정관리도 고려하고 있다'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태영이 사실상 '백기 투항'한 것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티와이홀딩스 지분 1133억원, 윤석민 회장 지분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약속이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는 또 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그리고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을 통해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나머지 자구계획도 빠른 시일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추가 자구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곧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자구계획 이행 상황 및 추가 계획을 밝히고, 채권단에 "태영건설이 무사히 워크아웃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티와이홀딩스는 또 이날 계열사와 사주 일가로부터 총 430억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계열사 블루원으로부터 100억원을 1년 기한으로 단기 차입하고,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 SBS 주식 117만2000주를 내년 7월8일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330억원을 빌렸다. 이자율은 연 4.6%다.
태영그룹이 채권단과 합의했던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다.
워크아웃은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은 이날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태영 측이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을 제시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자구안으로는 윤세영 태영건설 창업회장 등 오너 일가 보유 TY홀딩스 지분 약 33%에 대한 담보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오너 일가 보유 지분 대신 TY홀딩스 자사주 중 일부르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윤 창업회장 등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여부다. 현재까지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등 추가 자구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도 불확실하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사재 출연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사재 출연 규모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여부 동의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태영그룹은 오너 일가 사재 출연과 SBS 매각 등이 빠진 자구안으로 발표하면서 '맹탕' 자구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주주의 자구 노력 없이는 지원이 어렵다"고 경고했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날을 세웠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바탕으로 오는 11일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를 얻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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