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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증시 회복했는데 코스피는 '찔끔'…왜?

등록 2024.08.21 11:35:56수정 2024.08.21 15: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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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중심 경제, 내수 부진, 업종별 차별화 등 영향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696.63)보다 9.43포인트(0.35%) 내린 2687.20에 개장한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87.44)보다 3.46포인트(0.44%) 하락한 783.98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2.5원)보다 2.5원 내린 1330.0원에 출발했다. 2024.08.2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696.63)보다 9.43포인트(0.35%) 내린 2687.20에 개장한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87.44)보다 3.46포인트(0.44%) 하락한 783.98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2.5원)보다 2.5원 내린 1330.0원에 출발했다. 2024.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진 지난 5일 '블랙먼데이' 미국과 일본 증시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회복했으나 코스피의 반등 속도는 더뎌 투자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중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와 내수 부진, 업종별 차별화 심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이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2% 떨어진 5597.1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33% 빠진 1만7816.94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폭락장 이후 S&P500과 나스닥은 8거래일 연속 오르며 최종 상승세를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낙폭이 컸던 미국 빅테크 종목들도 다시 살아났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불거지며 급락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9일까지 4% 이상 오르며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저점 대비로는 43%나 급등했다. 또 오는 28일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테슬라(+22%), 아마존(+18%), 메타(+18%), 마이크로소프트(+9%), 구글(+8%) 등도 반등하며 하락분을 만회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지난 16일 3.64% 오른 3만8062로 거래를 마쳐 11일 만에 증시 폭락 이전 수준인 3만8000선을 넘었다. 닛케이지수는 연초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달 5일 12.4%나 폭락해 1987년 10월20일 '블랙 먼데이' 때 낙폭(3836포인트)을 뛰어넘었다.

이는 최근 미국의 견고한 소매판매와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시장 기대 수준으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날을 맞았던 미·일 증시가 낙폭을 딛고 급반등에 성공한 반면, 코스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21일 오전 9시1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71포인트(0.32%) 내린 2687.92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2441.55까지 고꾸라졌다가 꾸준히 오르고 있으나 하락 전 2700선을 회복 못하고 있다. 전날에는 장 초반 2706선까지 오르면서 12거래일 만에 27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 폭을 반납하며 2690선에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대부분 회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와 내수 부진, 이머징 마켓의 한계, 업종별 차별화 등을 회복력 차이로 꼽았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국내 시장이 아직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해 변동성이 크고, 우리나라는 수출 중심의 경제로 해외 금리와 이에 따른 환율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미국 실업률 지표 발표로 인한 악재는 고스란히 반영된 반면 이에 대한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커버할 별다른 국내 호재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차이다.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수출 관련 일부 기업이 전체를 끌고가는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내수는 좋지 않다"며 "2~4분기 일본의 임금 상승률은 높은데 우리나라는 내수 부분에서 완충 역할이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많이 회복했다고 본다. 장기적인 퍼포먼스가 낮은 부분이 있는데 우리나라 상황 만은 아니고 이머징(신흥국) 국가 전반적으로 그렇다"면서 "미국은 빅테크 기업들이 돈을 잘 벌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많이 회복했는데 인터넷, 2차전지 등 성장주는 묶여 있어서 반등 탄력이 제한되는 모습"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3일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 나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을 향하고 있다.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시장이 이미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고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이 금리인하를 시작하겠다는 정도의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시가 올라가거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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