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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식사비 5만원에 식당가 '환영'…당장 가격 인상은 '글쎄'

등록 2024.08.27 15:39:01수정 2024.08.27 19: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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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식사비 한도 3만원→5만원 상향

식당가 "환영…물가 인상률 고려하면 부족"

"경기 안 좋아 당장 가격 인상은 어려울 듯"

일각에선 '김영란법 사실상 사문화' 지적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상 허용되는 음식물(식사비) 가액 한도가 27일부터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3~7만원대 메뉴 가격표가 표시되어 있다. 2024.08.2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상 허용되는 음식물(식사비) 가액 한도가 27일부터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3~7만원대 메뉴 가격표가 표시되어 있다. 2024.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조성하 기자, 임수정 인턴기자, 박수림 인턴기자 =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상 허용되는 식사비 가액 한도가 27일부터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오른 것과 관련, 식당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당장의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날 뉴시스가 서울 영등포구, 용산구 일대에서 만난 식당 자영업자들은 김영란법 한도 상향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로 인한 가격 조정은 힘들 것이라 내다봤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김영란법 첫 시행 때 3만원 이하로 가격을 한 번 조정했는데, 고마운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려는 손님들을 중심으로 가격대가 너무 낮아졌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이제라도 한도가 상향된 건 다행이지만, 물가 인상률을 고려하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오랜 기간 식당을 운영했다는 B씨 역시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손님들이 확실히 덜 먹고, 덜 주문했다. 3만원에 맞춰 먹으니 식당 운영이 어려웠다"며 "이제라도 한도를 올려준 게 고맙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 역시 "손님들이 가격에 맞춰 주문하느라 애를 먹곤 했다"며 "한도가 5만원으로 인상된 건 잘된 일이다. 다만 피부에 와닿으려면 시간이 조금 지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식당 업주들은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씨는 "한도가 상향됐다고 해서 5만원대의 메뉴를 새로 구성하거나 음식 가격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 요즘 경기도 안 좋아 되려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용산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30대 권모씨도 "고객들이 가격에 민감해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식당은 식사비 가액 한도 상향에 맞춰 메뉴 구성 및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등포구 한정식집 주인 A씨는 "오늘부터 메뉴판 가격을 오른 한도에 맞춰 4만원대로 조정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앞에 정식 메뉴 가격표가 붙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지난 22일 청탁금지법상 음식물의 가액 범위를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4.07.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앞에 정식 메뉴 가격표가 붙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지난 22일 청탁금지법상 음식물의 가액 범위를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4.07.23.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청탁금지법에 규정된 '식사비 한도 3만원'이 사실상 사문화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뉴시스가 찾은 일부 식당에선 이미 3만원대 정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 식당 업주는 "영수증 처리를 (김영란법 식사비 상향인) 3만원 미만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식당 업주 역시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 3만원이 넘어가는 요리를 시키고 이를 인원수대로 나눠서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기존 3만원이었던 식사비를 5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그간 직무 수행, 사교·의례 등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3만원 이하 음식물(식사비), 5만원 이하의 선물만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음식물(식사비)의 경우 지난 2003년 공무원 행동강령 제정 당시의 가액 기준이 현재까지 유지돼 오면서 제도의 실효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권익위는 지난달 22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음식물(식사비) 가액 한도를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고, 이날부터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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