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도서국 정상성명 '대만은 파트너' 돌연 삭제…"中반발 반영"

30일 정상성명 채택 후 31일 대만 관련 문구 통째로 삭제

[누쿠알로파=AP/뉴시스]태평양 도석구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각) 남태평양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09.02.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이 지난달 30일 채택한 정상성명에 담은 '대만을 개발 파트너로 재확인했다'는 취지의 기술(문구)을 하루 만인 31일 삭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옵서버로 참가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한 의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보도했다.

당초 성명에는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1992년의 결정을 재확인했다'라는 기술이 있었다. 당시 결정은 대만을 도서국가의 개발 파트너로 정하고, 그 후 대만의 옵서버 참가를 허용했다.   

PIF 웹사이트에 공개된 성명은 삭제를 요구하는 중국의 항의 이후 열람할 수 없게 됐다. 31일에 갱신된 성명에서는 대만에 관한 기술이 통째로 삭제됐다. 

PIF는 태평양 도서국과 호주 등 18개 나라가 가입해 1년에 한 번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솔로몬 제도와 키리바시 등이 잇달아 대만과 단교한 후 국교를 수립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주변국과의 관계가 깊은 호주는 이런 움직임에 경계감을 강화하고 있으며, PIF 회의는 안보상의 과제 등을 놓고 중국과 호주가 서로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태평양 도서국에서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는 나라는 투발루 등 3개국으로 줄었다. 중국은 PIF에서 대만을 배제하는 방안을 획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PIF 외교소식통은 "항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추진하는 중국의 자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 삭제로 대만이 참여의 길을 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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