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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에게 '형질전환' 돼지 적혈구 수혈…효과 첫 확인"

등록 2024.09.05 09:45:44수정 2024.09.05 09: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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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질전환·무균 돼지 적혈구 원숭이에 수혈

"수혈 후 24시간까지 혈액학적 지표 개선"

[서울=뉴시스] 건국대 축산대 바이오장기센터는 전세계에서 4번째로 무균돼지 사육시설을 설립, 2008년 사람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장기를 생산하는 무균돼지의 무균화에 성공했다. (사진=건국대 제공)/박종민기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건국대 축산대 바이오장기센터는 전세계에서 4번째로 무균돼지 사육시설을 설립, 2008년 사람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장기를 생산하는 무균돼지의 무균화에 성공했다. (사진=건국대 제공)/박종민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돼지는 장기의 크기나 적혈구의 기능 등이 사람과 유사해 이종(異種) 이식 연구 대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돼지의 피를 인간과 비슷한 영장류에 수혈한 후 혈액학적 지표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돼 세계적인 혈액 부족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강희정·노주혜 교수 연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 황정호 박사 연구팀, 바이오 기업 옵티팜은 세계 최초로 돼지 적혈구를 비인간 영장류에게 투여한 이종(異種)수혈의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를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반 실험용 무균돼지(WT)와 인간 혈액과 호환성을 높인 형질전환 돼지(삼중유전자제거, TKO)의 혈액을 임상용 적혈구 제제로 각각 제조했다.

이후 인간과 특성이 비슷한 시노몰구스 원숭이 12마리를 실험군1, 실험군2, 대조군에 4마리씩 배정하고 각각 25%의 실혈(혈액 손실)을 유발한 후 실험군1에는 WT 돼지의 적혈구를, 실험군2에는 TKO 돼지 적혈구를 수혈했다. 이어 출혈 전과 출혈 직후, 수혈 후 21일 동안 혈액 대신 생리식염수를 주입한 대조군과 비교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군 모두에서 수혈 후 첫째 날까지 적혈구 수, 헤마토크리트 및 헤모글로빈 수치 등 혈액학적 지표가 개선됐으며 TKO 돼지 적혈구가 WT 돼지 적혈구에 비해 전신의 부작용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험군에 수혈된 돼지 적혈구는 24시간 이후 순환 혈액에서 빠르게 사라졌으며 강력한 항체 반응이 나타나는 등부작용이 관찰되기도 했다.

노 교수는 “돼지 적혈구 수혈은 수혈 후 24시간까지 혈액학적 지표를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으나 그 이후엔 생체 반응으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되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즉각적인 혈액학적 이점을 입증했지만, 이종수혈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생체 반응을 회피할 수 있는 추가적인 돼지 유전자 변형과 면역 억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 책임자인 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종 수혈의 임상 적용을 위한 중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종수혈 프로토콜 개발과 유전적 변형을 통해 돼지 적혈구가 인간 적혈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혈액 기증 감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약 305만 건에 달했던 혈액 기증 실적이 2023년에는 277만 건으로 약 9% 감소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헌혈 가능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혈액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민군협력진흥원이 전담기관으로 진행하는 국책과제의 일환으로,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Impact Factor=5.7)' 6월호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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