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몸, 내 선택" "여자는 주방으로"…트럼프 당선후 '여혐' 확산
[런던데리=AP/뉴시스] 미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뉴햄프셔주 런던데리의 한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뉴햄프셔주에서 미국 대선의 유권자 민심 척도인 첫 예비경선이 치러졌다. 2024.01.24.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각) 전략대화연구소(ISD)는 4일부터 6일까지 엑스(X·옛 트위터), 틱톡, 페이스북, 레딧 등 온라인에서 여성 혐오 표현의 언급 빈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ISD는 그 결과 엑스에서 '네 몸, 내 선택'과 '주방으로 돌아가라'는 표현이 언급된 횟수가 460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방으로 돌아가라'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담은 표현이다.
여성 참정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제19조를 폐지하라는 주장도 1주일 전에 비해 663% 증가했다.
'네 몸, 내 선택'은 여성의 낙태권을 옹호하는 '내 몸, 내 선택'을 비꼰 것이다. 이는 극우·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정치 평론가 닉 푸엔테스가 대선 당일인 지난 5일 엑스에 "네 몸, 내 선택. 영원히"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급속하게 확산됐다. 해당 게시글은 조회수 9000만회를 넘어섰다.
ISD는 '네 몸, 내 선택'이라는 표현이 특히 학교에서 퍼졌다며, 여학생들과 부모가 소셜미디어(SNS)에서 오프라인 괴롭힘 사례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내 딸이 학교에서 '네 몸, 내 선택'이라는 3번이나 들었다"며 남학생이 딸에게 '오늘 밤은 한쪽 눈을 뜨고 자야 할 것'이라고 성희롱했다고 토로했다.
9월~11월 온라인 여성혐오 표현 언급 빈도. (출처=전략대화연구소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극우 성향의 정치 평론가 존 밀러가 엑스에 "여성들이 성(性)파업을 위협한다"고 적은 게시물도 80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일각에서 여성들이 '비연애·비성관계·비혼·비출산'을 추구하는 '4B 운동'에 동참하는 것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ISD는 "'매노스피어(Manosphere·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또는 여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재생산권이나 성평등 요구에 대한 승리로 해석하며 더욱 대담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을 전후해 약 1주일 간 미국 전역의 흑인들이 과거 노예제도를 연상시키는 "너희는 가장 가까운 농장에서 목화나 따기 위해 선택됐다"는 익명 메시지를 받았다.
연방 및 주 당국은 이 메시지의 출처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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