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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찾기 위해 도전" 수험생들 결연한 입실(종합)[2025수능]

등록 2024.11.14 09: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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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30분 입실시각 전부터 기다려

'수능만점' 플랜카드 들고 열띈 응원

8시10분 입실 마감…늦어 발길 돌린 재수생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1.1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사회부 사건팀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새벽부터 고사장에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수험생들은 오전 6시30분부터 수험장 출입이 가능하고 오전 8시10분까지는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는 윤모(18)군이 새벽 6시부터 도착해 교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두꺼운 패딩을 챙겨입고 한 손에 도시락 통을 들고 있던 윤군은 "아침인데 일찍 깨서 일찍 왔다"며 "이왕 보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는 삼수생인 정채윤(21)씨가 젤리를 들고 입실을 기다렸다. 정씨는 "거리가 멀어 최대한 일찍 와서 미리 준비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일찍 왔다"며 "3번째로 보는 거라 준비한 만큼만 보고 오자는 마음"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6시40분께 택시를 타고 도착한 전서린(19)양은 '세 번째 입실자'라는 말에 "집이 한강 건너 있어서 택시 타고 일찍 왔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는 재수생인 이익씨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그는 오전 6시11분께 도착했다. 일쪽 이유를 묻자 "여유있게 와서 생각을 정리하고 맘 편히 수능을 보려고 서둘렀다"며 "작년에 원하던 목표를 달성 못해서 다시 도전한다"고 답했다.

서울 양천구 금옥고등학교에는 남규리(18)양이 수험표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남양은 "혹시 늦을까 봐 일찍 왔다. 미리 와서 노트를 좀 봐야 한다"며 "원래도 새벽 5시 전후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하지 말자, 풀 거 다 풀자는 마음"이라며 "끝나면 친구와 놀러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회사를 다니다가 수능에 다시 도전했다는 직장인도 이른 시간에 수험장을 찾았다. 이후인(28)씨는 "군대 다녀온 뒤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꿈을 찾기 위해 수능에 도전한다"며 "무언가 배워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학부모들 배웅, 울먹이는 자녀에 “잘하고 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특별시교육청 15시험지구 제20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입실하고 있다. 2024.11.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특별시교육청 15시험지구 제20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입실하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올해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지난해보다 1만8000여명 증가한 52만2670명이 응시한다.

오전 7시께가 되자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시계를 두고 온 수험생들을 겨냥해 "시험 준비물 사세요"라며 시계를 파는 상인들도 있었다.

부모님 차를 타고 도학착 수험생들은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꼭 안았다. 부모님이 "잘 하고 와"라고 외치자 뒤를 돌아보며 웃어보이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광남고에선 한 여학생이 훌쩍이자 어머니가 딸에게 "괜찮아, 왜 울어"라고 달래기도 했다. 딸이 울면서 교문을 들어가는 동안 어머니는 끝까지 뒷모습을 지켜봤다.

어머니 박은경(49)씨는 "아까 딸이 울었는데 고생했으니까 침착하게 멘탈 잘 잡고 했으면 좋겠다"며 "갑자기 뒷모습이 어리게 느껴져서 학교 앞에서 우니까 찡했다"고 말했다.

전지영(42)씨는 딸을 배웅하며 "100만원이 기다리고 있어!"라고 외쳤다. 그녀는 "6개월간 딸을 위해 300만원 적금을 들었다. 시험 보고 100만원, 붙으면 200만원을 줄 것"이라며 "이런 말을 하면 긴장도 풀리고 웃으면서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잘 찍고 잘 풀고 잘 붙어"…수험생 선배 응원 한마음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서울 용산고등학교 앞에서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고등학교 정문 앞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는 배문고 학생들이 모여있다. 2024.11.14. creat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서울 용산고등학교 앞에서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고등학교 정문 앞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는 배문고 학생들이 모여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에도 수험생들에 대한 열띈 응원전이 펼쳐졌다. 서울 용산고등학교 정문 앞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는 배문고 학생들의 "화이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험생이 정문으로 다가오면 교복을 입은 후배들은 선배들 손에 쉬는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간식 꾸러미를 쥐여주거나 손을 마주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이 채 트기 전인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응원 자리를 잡았다는 배문고 부학생회장 장동현(17)군은 "그동안의 노력을 모두 이번 수능에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고 앞에서 만난 배문고 상담교사 최진아씨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걸 가까이서 지켜봤더니 나도 함께 떨린다. 시험을 잘 쳤으면 하는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응원단을 꾸려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고교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황성순(48)씨는 "아이들이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가고픈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며 수험생과 응원 온 재학생들에게 따뜻한 코코아와 보리차를 건넸다.

1~2년 후면 자신들도 이곳에서 수능을 치른다는 생각에 긴장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배문고 2학년 이지한(16)군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나한텐 수능날이 그냥 '빨간 날'이었다"며 "시간이 흘러 수험생이 됐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날 응원은 가족과 지인 위주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곳이 많았다.

둘째 딸을 금옥여고 시험장에 들여보낸 오모(50)씨는 "짠한 마음이 있다. 이렇게 좋은 가을날 놀지도 못하고 다른 아픈 가족을 배려하기도 했다. (자녀에게) 편하게 시험 치라고, 힘든 것들은 잘 넘기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포고 앞에는 어린 학생들이 "잘 찍고 잘 풀고 잘 붙어" "수능 대박 기원, 화이팅"이 적힌 팻말을 들어 수험생의 기운을 북돋았다.

시험 직전 '전력질주'…막힌 교문에 돌아간 재수생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수험생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 마련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8시험지구 제7시험장 정문을 통과하고 있다. 2024.11.1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수험생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 마련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특별시교육청 제18시험지구 제7시험장 정문을 통과하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이날 수험생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입실했지만 일부는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했다. 몇몇 수험생은 시험 시작을 약 5분 남겨두고 고사장 정문에 도착해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전 8시5분께 서울 양천구 금옥여자고등학교 앞에선 택시에서 내린 수험생이 부리나케 달려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 앞도 상황은 비슷했다. 회색 겉옷을 입은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려 황급히 정문으로 뛰어들어갔다.

같은 시간 서울 광진구 광남고에서도 학생들이 달음박질치기 시작했다. 한 학생이 뛰기 시작하자 덩달아 조급해진 학생들은 다함께 빠른 걸음으로 교문을 통과했다.

오전 8시7분께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를 타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앞에 도착한 학생은 차문을 제대로 닫지도 못한 채 교문으로 전력질주했다.

긴장한 탓에 일부 학생들은 시험장을 잘못 찾거나 신분증을 두고 오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42분께 금옥여고 앞으로 걸어온 한 남학생은 학교 관계자의 "여기 금옥여고인데 수험표를 보여달라"는 말에 놀라더니 황급히 몸을 돌렸다.

여의도여고와 여의도고에서는 경찰들의 '신분증 전달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 남학생이 신분증을 두고 와 부모님에게 전달을 부탁했다. 그 과정에서 의사소통 오류로 여의도고가 아닌 여의도여고로 신분증이 배달됐고, 부모님이 경찰에 연락해서 신분증을 여의도고에 전달하고 왔다. 문제 없이 시험을 치른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일부 고사장들은 입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혹시 모를 지각생들을 위해 문을 열어두기도 했다. 덕분에 뒤늦게 도착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결국 발걸음을 돌린 이도 있었다.

여의도여고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요한 시험이다 보니 되도록이면 많은 아이들이 들어오게 하려 한다"며 "교실에 40분까지 입실하면 돼 40분까지는 아이들을 받을 것. 다른 학교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금옥여고와 용산고 등도 학생들을 위해 8시30분까지 쪽문을 개방했다.

다만 반포고에선 오전 8시34분께 도착한 재수생이 교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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