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사태'에 美 투자자들 예의주시…"혼란 지속에 특별 주의 필요"
환율 치솟고, 장기 국채도 급등…美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 이탈↑
"韓, 글로벌 공급망서 두드러진 역할…특별히 주의해야"
"내년에 윤 대통령 탄핵에 직면할 가능성 높아"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관련 주가는 폭락했고, 미국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의 이탈도 급증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6시간여 만에 해제한 4일 전북 전주시 전주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2024.12.04. [email protected]
투자 전문가들은 계엄령이 짧은 시간에 철회됐으나 향후 정치적 혼란은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한 연결고리인 한국에서 정치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유입하고 있고, 한국 통화는 (가치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 오후(한국시각) 1402.9원에 장을 마감한 원·달러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심야 장에서 한때 1446.5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새벽 2시 1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에는 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오전 9시30분 기준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02.9원) 대비 10.7원 오른 1413.6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한국 국채는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급등했다. 반면 이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미국 국채를 포함한 전통적인 안전 자산에 대한 매수세는 더해졌다.
한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는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전장 대비 96bp(1bp=0.01%p) 오른 2.7320%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전날 최저 2.6610%까지 내려갔던 장기 국채는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2.7660%까지 치솟았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역의 관계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통상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기대가 클수록 높아진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7bp 상승한 4.2240%에 거래 중이다. 해당 국채금리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장중 4.164%까지 내려가는 등 지난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가치가 급등했다는 뜻이다.
원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는 약 0.9%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한국의 90개 이상 대기업·중견기업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코리아'(EWY)는 장중 최대 7% 가까이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다만 국회가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이후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자, 이 ETF는 손실분을 일부 회복해 전장 대비 1.59%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계엄 사태가 전통적인 안전 자산에 대한 매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이며 한국 원화는 2년 만에 미국 달러 대비 가장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월가 투자사 에버코어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팀 책임자인 크리슈나 구하는 "한국의 상황이 글로벌 시장을 크게 흔들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 스위스로 안전 자산 자금이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에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평했다.
구하는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TS롬바드의 전략가 로리 그린은 메모를 통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내년에 탄핵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BNY의 시장 전략 및 인사이트 책임자 밥 새비지도 메모에 "한국의 정치적 사건으로 인한 변동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계엄령 시행이 짧게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혼란이 수그러들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회와 대통령 간의 분열, 미국의 무역 변화에 대한 기대는 한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시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