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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중동 보좌관으로 임명한 사돈은 사기꾼?-NYT

등록 2024.12.13 08:00:13수정 2024.12.13 08: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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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둘째 딸 장인을 "존경 받는 기업인" "해결사" 소개

20년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트럭 임대업 운영…실적 미미

트럼프 딸 결혼식 때 14억원 반지 주며 "억만 장자" 소문

올해 선거에서 아랍계 주민 유권자 트럼프 지지케한 공로

[디어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현지시각) 자신의 사돈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중동 분야 대통령 고문으로 지명했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1월1일 미시간 디어본에서 불로스와 함께 있는 모습.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블로스가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으나 전혀 아니라고 보도했다. 2024.12.13.

[디어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현지시각) 자신의 사돈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중동 분야 대통령 고문으로 지명했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1월1일 미시간 디어본에서 불로스와 함께 있는 모습.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블로스가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으나 전혀 아니라고 보도했다. 2024.12.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중동 담당 고문으로 지명한 사돈 마사드 불로스가 억만장자 사업가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20여 년 동안 장인의 나이지리아 회사에서 트럭과 중장비 임대업을 했을 뿐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의 둘째 딸 티파니의 시아버지인 불로스는 지난 10월 자신의 회사 가치가 수십 억 달러에 달한다고 언론에 밝히면서 재벌인 것처럼 알려져 왔다.

트럼프도 불로스가 “비지니스 세계에서 크게 존경받으며 국제 업무 경험이 풍부하다”며 “해결사”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불로스는 20년 동안 SCOA 나이지리아 유한회사에서 나이지리아에 트럭과 중장비를 임대하는 일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이익이 66만 달러(약 9억4000만 원)에 불과하다.

회사 관련 서류에는 레바논 출신인 불로스가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기록이 없다. 트럭 중개회사의 주식가치는 86만5000 달러(약 12억4000만 원)에 불과하며 불로스의 지분은 1.53 달러(약 2190원) 뿐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불로스 가족 기업이라고 보도한 불로스 엔터프라이지스도 불로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다. 

불로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힌 분쟁 지역에 대해 트럼프를 보좌할 예정이다. 불로스는 직접 몇 년 동안 중동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보좌관은 상원의 인준을 받을 필요가 없는 직책이다.

불로스를 고문으로 지명한 사실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그에 대해 거의 조사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인수팀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 지명자가 성폭행 수사를 받았던 사실도 몰랐다.

레바논 북부의 기독교도 주민이던 불로스는 청소년 시절 미 텍사스 주로 이민했으며 2018년 아들이 트럼프 딸과 데이트하면서 유명해졌다.

올해 대선에서 아랍계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도록 도왔으며 지난 가을에는 트럼프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장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했다.

불로스는 지난 10월 자신의 사업체에 대해 수십억 달러 회사 가치의 회사냐는 질문에 “그렇다. 오랜 역사를 가진 큰 회사”라고 답했었다.

그의 답변을 NYT, 이코노미스트, CNN,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불로스는 언론들이 그가 큰 회사를 운영한다고 잘못 보도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도 자신의 장인 회사들이 모두 합하면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이지만 자신의 소유는 아니라고 밝혔다.

또 불로스 엔터프라이지스가 자신과 무관한 회사라고 확인했다.

그는 가족 재산의 대부분이 부인 사라 파둘 불로스의 것이라고도 했다.

부인은 아프리카 서부와 중부에서 수십 년 동안 벌목, 건설, 자동차 판매 등의 사업을 해온 프랑스 및 부르키나파소 이중 국적자 미셸 주하이르 파둘의 딸이다.

불로스는 장인의 회사들 가운데 트럭 중개업을 하는 회사 이외에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불로스는 레바논에서 중매로 부인을 만나 결혼했고 텍사스에서 학교를 다녔다.

트럼프는 불로스가 휴스턴대 법학 학위를 가진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휴스턴대에는 관련 기록이 없다. 실제로는 1993년 휴스턴-다운타운대에서 행정학 학사 학위를 땄다.

1996년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로 이주한 부부는 거액의 유산을 받은 사람들로 알려졌었다고 부인이 밝혔다. 부인은 아버지가 나이지리아의 트럭 및 기계장비 임대업을 맡겼다고 했으나 기록에 따르면 이 회사는 몇 년 동안 거의 실적이 없었다.

불로스의 둘째 아들인 마이클 불로스가 22살 때인 2018년 당시 25살인 트럼프의 둘째딸 티파니를 그리스의 한 클럽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약혼한 뒤 불로스가 억만장자의 아들로 유산을 상속받았다는 보도가 시작됐다.

마이클 불로스가 티파니에게 준 100만 달러(약 14억 원)짜리 결혼반지가 불로스가 억만장자임을 뒷받침하는 듯했다.

마이클 불로스는 결혼 당시 아버지의 트럭 임대회사 직원이었으며 미국의 사모펀드 회사 및 요트 대여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그의 형 파레스는 나이지리아에서 레게음악을 다루는 유튜브로 유명해졌고 현재는 각종 틱톡 숏폼을 올리고 있다. 뚱뚱한 나이지리아 여성을 조롱하는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불로스는 2019년 백악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트럼프를 만났다고 밝혔다.

불로스는 2020년 대선 때 트럼프의 아랍어 매체 대변인 역할을 했고 올해는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상대로 비공식 특사 역할을 했다.

아랍계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미시간 주에서 트럼프가 중동 평화를 이룩할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 덕분에 트럼프는 아랍계 주민 비율이 높은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많은 득표를 하면서 미시간 주에서 승리했다.

불로스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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