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상 女 단독세대 건보료 경감, 형평에 안 맞아…제한해야"

건강보험연구원 '건보료 경감제도 개선 방안 연구'

"경감 대상 가능성 있는 남녀, 총소득 차이 없어"

"기존 경감자들은 두고 신규 진입 제한해야" 제안

반발 예상…"공정한 보험료 부과 취지 잘 설명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 로고. 2023.10.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55세 이상 여성 단독세대에 건강보험료를 깎아주는 제도가 형평에 맞지 않다며 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건강보험료 경감제도의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5세 이상 여성 단독 세대는 재산과표에 따라 최대 건강보험료 30%를 경감받는다.

지난해 2월 기준 55세 여성 경감자는 1695명이며 연간 총 경감액은 1억1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경감 대상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1만3905원으로 최저보험료(1만9780원)보다 낮았다.

이러한 55세 이상 여성 단독세대 보험료 경감은 취약계층 건보료 부담 완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로 1998년부터 실시됐다. 같은 취지로 65세 이상 노인세대, 한부모 세대, 소년소녀 가정세대 등도 보험료를 경감받고 있다.

앞서 부과체계 1단계 개편으로 성·연령 관련 부과기준이 폐지됐지만 55세 이상 여성 단독세대의 경우엔 아직 경감 대상으로 남아 있는데, 연구진은 유일한 성·연령 기준 경감 사례라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2020년~2022년 지역가입자 1인 세대 경감 해당자 재산구간별 연간 총소득 평균을 분석한 결과, 2022년 경감비율 30%(재산 6000만원 이하) 구간을 기준으로 남성의 연간 총소득 평균은 약 163만원, 여성은 168만원으로 나타났다. 경감비율 10%, 20% 구간에선 남녀간 총소득 평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55세 이상 단독 세대 경감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여자 그룹과 그와 유사한 조건에 있는 남자 그룹 사이에 연간 총소득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며 "즉 남녀간 총소득은 차이가 없음에도 취약계층의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는 여자에게만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개선방안으로 55세 이상 여성 단독세대 경감 대상자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보험료 경감이 적용되는 대상자는 64세까지 이를 유지하되 새로 진입하는 55세 여성을 제한해 대상자 수를 줄여나가자는 것이다.

연구진은 "55세 여자 경감자의 연간 경감보험료는 1억1000만원 정도로 전체 보험료 경감액(2023년 기준 650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처음 보험료 경감제도의 개선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경감을 예상하고 있었던 55세 미만 여자 단독세대의 민원이 발생하는 등 성별 관련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신규진입을 제한해도 기존 경감자들은 그대로 혜택이 유지된다는 점, 또 이는 공정하고 형평한 보험료 부과와 성차별적인 제도의 개선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는 등 제도 개선의 취지를 잘 마련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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