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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리 댄서' 김아영, 다시 석유 정치학…‘구획, 방울, 퐁당’

등록 2025.03.21 09:10:18수정 2025.03.21 0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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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 에르매스서 신작 개인전 21일부터

'플롯, 블롭, 플룹' 주제 석유 다중적 세계 창조

아뜰리에 에르매스,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의 신작 개인전 '플롯, 블롭, 플롭 (Plot, Blop, Plop)'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아뜰리에 에르매스,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의 신작 개인전 '플롯, 블롭, 플롭 (Plot, Blop, Plop)'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디어아티스트 김아영(46)은 실제와 가상의 형상으로 창발적인 미래주의를 구현한다.

"사변적 허구를 실제처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의 만남과 길들임이 중요합니다."



김아영의 미디어아트가 정교하게 교차하는 건 지난 10년 간 진화한 광학 테크놀로지가 8할을 차지한다.

작가는 실사촬영(live-actionshooting)에 더해 생성형 AI V2V 영상변환(Video-to-Video 변환), 라이다 스캔(LiDARscanning), 3D 가우시안 스플래팅(3D Gaussian splatting), 게임 엔진 애니메이션, 2D아카이브 애니메이션 등, 탈광학적 이미지를 과감히 혼합하고 충돌 시켜 트랜스미디어의 실험을 추진한다.

[서울=뉴시스]2025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 김아영. (사진 제공 = LG, ⓒ이강혁) 2025.0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025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 김아영. (사진 제공 = LG, ⓒ이강혁) 2025.0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경계와 세계를 넘나드는 주체와 불가항력으로부터 빗나가는 존재들에 관심을 가진 김아영은 개연성이 부족한 세계의 속성을 반영하는 혼성적 이야기로 현실을 재구축해 왔다.



만화 영상을 뛰어넘어 현실과 과거 미래를 오가며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하는 작품은 현재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 2월 ‘LG 구겐하임 어워드(LG Guggenheim Award)’ 수상자로 선정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김아영은 베니스 비엔날레(2015)와 팔래 드 도쿄(2016) 개인전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와 석유 정치학, 영토 제국주의, 자본과 정보의 이동 등 동시대적인 이슈들을 담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작업을 지속해왔다.

영상, 무빙 이미지, 소닉 픽션, VR, 게임 시뮬레이션, 다이어그램, 텍스트 등으로 구현된 후 전시, 퍼포먼스, 공연, 출판의 형태로 작품을 선보인다.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2022–현재) 시리즈 세계관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2024년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호주국립영상센터에(ACMI)에서 처음 소개되어 큰 주목을 받은 신작 '딜리버리 댄서의 선'은 지난 2월 독일 베를린 첫 개인전을 이끌었다.오는 11월 뉴욕현대미술관 PS1(MoMA PS1) 개인전도 앞두고 있다.
  
김아영 신작 플롯, 블롭, 플룹 스틸 컷.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영 신작 플롯, 블롭, 플룹 스틸 컷.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영 신작 플롯, 블롭, 플룹 스틸 컷.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영 신작 플롯, 블롭, 플룹 스틸 컷. *재판매 및 DB 금지


아뜰리에 에르메스서 '석유 주제' 신작 개인전

김아영의 신작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21일부터 선보인다.

'플롯, 블롭, 플룹(Plot, Blop, Plop)'을 주제로 액체(석유)와 관련한 서사에 다시 발을 들이며 이전과는 다른 다중적인 세계를 창조했다.

석유는 김아영의 몇몇 이전 작품들에서도 줄곧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해 왔다. 근대주의를 가능하게 한 권력이고 물리적인 이동과 속도의 에너지원이자 지정학적 분쟁 요소, 지질과 기후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아영 작품세계 전체와 연관이 된다.

특히 2014~2015년에 걸쳐 3부 연작으로 제작했던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Zepheth, Whale Oil from the Hanging Gardens to You, Shell)'에서는 석유의 기원과 신화, 석유의 자본화와 신식민주의 등 20세기의 역사를 석유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바 있다.

이 연작을 계기로 작가의 시야는 역사의 단편적인 사건 중심에서부터 문명사적인 흐름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김아영의 작품 세계는 동시대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세계의 기원에서부터 다가올 미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시공간 속에서 추적하고 상상하는데 있다. 경계와 세계를 넘나드는 공간 운동을 비롯해 혼성과 합성을 통해 구축한 거대 담론들은 허구의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현실에 대한 첨예한 문제의식에 있다. 그의 작업은 막다른 골목처럼 보이는 역사와 현실의 불가항력으로부터 가능성의 길을 찾아 나서는 가상의 시뮬레이션인 것이다. (아뜰리에에르메스)"

김아영 신작 플롯, 블롭, 플룹 개인전이 아뜰리에 에리매스에서 21일 개막한다.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영 신작 플롯, 블롭, 플룹 개인전이 아뜰리에 에리매스에서 21일 개막한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에 시각적, 공간적 레이어를 더해 밀도 높으면서도 확장된 세계를 제시한다.

전시 타이틀 '플롯, 블롭, 플롭'은 음성적으로 입안에서 터지는 방울들의 소리를 연쇄적으로 흉내내는 듯 유희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들이지만 실제로는 작가가 운율에 맞춰 주의 깊게 선택한 것으로 ‘구획, 방울, 퐁당’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6월 1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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