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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편견 버리세요…"환자 70%, 약물치료후 일상생활"

등록 2025.03.25 10: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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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 약물로 치료 가능

사회적편견·인식개선 필요

[서울=뉴시스]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2025.03.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2025.03.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매년 3월26일은 뇌전증 인식 개선의 날인 ‘퍼플데이(Purple Day)’다. 2008년 뇌전증을 앓던 캐나다 소녀 캐시디 메간(Cassidy Megan)이 뇌전증 증상 억제에 도움을 주는 보라색 옷을 입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됐다. 뇌전증 환자의 70% 가량은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만큼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전증은 뇌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과도한 흥분 상태가 되면서 뇌기능 마비를 불러오는 만성적인 신경질환이다. 모든 연령에서 발병 가능하며 발병 위험인자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영·유아기에는 ▲선천성 기형 ▲주산기 뇌손상 ▲감염과 열성경련, 청장년기와 노년기에는 ▲외상 ▲뇌졸중 ▲뇌종양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은 오랜기간 난치병, 귀신병, 정신병으로 불리며 쌓인 오해와 편견 속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돼 온 질환 중 하나로 대다수 환자는 병원에 방문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원인이 후천적이든, 선천적이든 신경학적 질환 중 하나로 스스로 탓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전증 환자를 향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자는 인식개선 활동이 많아져 병명도 간질(癇疾)에서 뇌전증으로 바뀌었지만, 사회적 편견으로 환자나 가족이 겪는 고통은 여전하다”고 했다.

뇌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작이다. 손발 떨림, 언어 장애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 의식이 불분명해져 스스로 발작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정도에 따라 거품을 물고 온몸이 뻣뻣해지는 대발작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황 교수는 “일회성의 짧은 발작은 대부분 수분 내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뇌손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잠들거나 일시적인 혼란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며 “대부분의 발작은 오래 지속되지 않지만, 성인은 5분 이상, 어린이는 3분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으로 빨리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뇌전증 진단에는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스스로 발작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어 주변인의 진술이 필요하다. 이 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파 검사와 뇌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뇌파검사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고 뇌의 미세한 전기 활동을 증폭해 기록하는 것으로 시간이나 상황마다 변하는 뇌 기능의 변화를 볼 수 있다. 뇌전증의 종류를 구분해 약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황 교수는 “뇌전증의 기본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로 환자의 약 60~70%는 약으로 증상조절이 가능하며 2~3년간 추가적인 발작이 없을 때는 약물 중단도 가능하다”며 “다만 뇌전증의 종류와 환자의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약물이 다르고 부작용의 우려가 있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난치성 뇌전증은 문제가 되는 뇌의 특정영역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절제술이 불가하다면 미주신경자극술, 뇌심부자극술 등이 활용된다. 미주신경자극술은 목에 위치한 미주신경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면서 뇌에 신호를 보내 발작 횟수와 강도를 줄이는 치료다. 수술보다 효과는 적지만 최소 침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시술에 대한 부담감과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황 교수는 “뇌전증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 이외에도 철저한 생활관리도 중요하다”며 “음주와 불규칙한 수면은 경련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단기간에 심박수를 올릴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은 위험한 상황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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