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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스몰비어 시장…봉구비어 가맹점 9년만에 71% '뚝'

등록 2024.05.24 16:59:46수정 2024.05.24 17: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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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비어 작년 매장 수 211개, 전년比 14.2% 감소

봉구비어 로고.(사진=봉구비어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봉구비어 로고.(사진=봉구비어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맥주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감자튀김 같은 간단한 안주와 맥주를 간단하게 즐기는 '스몰비어' 브랜드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대 '원조' 논쟁을 벌이며 경쟁했던 봉구비어의 매장 수도 9년만에 절반 넘게 줄었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몰비어 브랜드 '압구정 봉구비어'의 전체 매장 수는 211개로 전년(246개) 대비 14.2% 감소했다.

전국에 730여 개 매장이 있었던 2015년과 비교하면 71% 줄어든 것이다.

오픈 초기 유사 브랜드가 난립했을 당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맥주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매장 수 역시 함께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봉구비어는 2011년 12월 부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2013년 100호점을 돌파한 뒤 2015년 가맹점 수가 730여 개까지 늘었다.

다만 2010년대 봉쥬비어, 상구비어 등 유사한 상표를 지닌 업체들이 늘어나며 '원조' 경쟁을 벌였다.

경쟁은 치열했지만 맥주의 종류나 안주 등에서 차별화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수입맥주가 늘어나면서 주세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4년 소규모 제조 맥주의 외부 유통이 허가됐고 2018년에는 소매점 판매도 허가됐다.

수제맥주의 유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후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 크림생맥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다양한 맛을 내는 수제맥주에 소비자들의 입맛이 길들여지면서다.

2020년 맥주 세금 체계가 70년만에 종량세로 바뀌면서 수제맥주는 날개를 달았다.

편의점 등 판매 채널을 중심으로 500㎖ 캔 제품 4개를 1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수제맥주 판매량도 함께 늘었다.

스몰비어 업체가 내세웠던 가격 경쟁력도 편의점 수제맥주에 밀리게 된 것이다.

최근엔 수제맥주의 인기 자체도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업계와의 과도한 협업 난립으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고 적자를 내면서도 '4캔 만원' 판매를 강행한 탓에 업체 경영 상태도 나빠졌다.

수제맥주가 이끌었던 맥주시장 자체가 시들해지면서 스몰비어 업체가 다시 인기를 얻게 될 가능성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소매점 총매출은 3조9296억원으로 전년(4조1358억원) 대비 4.9% 감소했다.

여기에 '얼음 생맥주'를 내세운 역전할머니맥주, 수제맥주 플랫폼을 표방하는 '생활맥주' 등 차별화를 내세운 스몰비어 업체들이 생기며 경쟁력을 갖기는 더 어려워졌다.

2022년 역전할머니맥주 전체 매장 수는 861개로 전년(784개) 대비 9.8% 늘었다. 같은해 생활맥주 매장 수는 208개로 전년(176개) 대비 18.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에서 와인으로, 다시 위스키로 주류 시장 흐름이 바뀌면서 스몰비어 업체가 살아남기는 어려워졌다"며 "봉구비어의 경우 추가 출점 없이 기존 매장 중심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가맹 계약기간이 끝나면 매장 수는 꾸준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ri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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