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표수리땐 탄핵 얘기 못해"…임성근 녹취 파장
김명수·임성근, 지난해 5월 만남
대법원 "탄핵 얘기 안했다" 해명
임성근 "공익 위해 부득이 공개
"탄핵 설치는데 무슨 말 듣겠나"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02.04. [email protected]
임 부장판사 측 윤근수 법무법인 해인 변호사는 4일 "더이상 침묵을 지키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도리가 아니고, 사법부의 미래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라도 녹취 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돼 부득이 공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 요청으로 지난해 5월 면담을 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당시 자리에서 임 부장판사의 건강 문제와 신상에 관한 얘기만 나눴을 뿐, 김 대법원장이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전날 해명했다.
하지만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임 부장판사는 "맞습니다"라고 답한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임 부장이 사표 내는 것은 나는 좋은데 내가 그것에 관해서는 많이 고민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상황도 지켜봐야 된다"고 설명한다.
또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게다가 임 부장의 경우 임기도 사실 얼마 안 남았고 1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잖아"라고 설득한다.
김 대법원장은 "탄핵이라는 제도 있지.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돼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라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김 대법원장의 말에 임 부장판사는 대부분 "예"라며 대답한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함께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1. [email protected]
이어 "변호인은 1심 결심 공판 단계에서 형사 재판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법원을 떠나겠다는 의사표명을 한 바도 있다"면서 "결코 탄핵당할 것이 두려워 연임 신청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법관 정기 인사를 앞둔 시점에서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14일 다시 한번 종전에 제출한 사표를 수리해 법관직을 사임한 다른 법관들과 함께 사직 처리를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임 부장판사와 마찬가지로 2월 말로 임기 30년이 만료되는 다른 법관은 사직 처리하면서도, 임 부장판사는 2월말 임기 만료로 퇴임하라는 것이 김 대법원장 뜻이라는 연락만 전달받았다"고 언급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소속 국회의원 161명은 지난 1일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때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 이뤄지더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오는 3월1일부터 퇴직하는 임 부장판사는 전직 공무원 신분으로 탄핵 심판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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