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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장례식서 유족과 실랑이…민원 학부모 "못 올 데냐"

등록 2023.08.14 13:41:12수정 2023.08.14 14: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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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 교사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 제기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지난 2021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이 모 교사가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한 학부모는 교사의 장례식장에 찾아가 유족과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지난 13일 MBC에 따르면 이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반의 학부모 A씨는 장기 결석 학생이었던 자녀의 문제로 교사와 400건에 달하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가 숨진 직후인 2021년 12월 8일 오전에도 A씨는 '오늘 아이가 감기로 조퇴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다.

답장이 오지 않자 A씨는 다음날 교무실에 찾아갔다. 당시 동료 교사는 "(선생님을) 찾으시는데 굉장히 난폭했다"며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말해도 거짓말이라며 안 믿으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급기야 교사의 장례식장에 찾아갔다. 유족의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조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족이 "남의 장례식이 놀이터예요?"라고 따지자 A씨는 "제가 못 올 데를 왔나 봐요. 그렇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장례식 방문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교사 사망 전날에는 따돌림당하는 학생의 부모에게 민원이 왔다. 학부모는 교사에게 "따돌림 가해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라"고 요구했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키는 건 힘들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해당 학부모는 인터뷰를 통해 "요즘 엄마들처럼 별거 아닌 일에 쪼르르 학교 가서 '이거 고쳐주세요. 저거 고치세요' 이렇게 떠넘기듯이 하지 않았다"며 "선생님이 원래 하시는 일이 그거지 않느냐"고 답했다.

지난 2016년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가 수업 시간에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자 당시 담임이었던 이 교사에게 치료비를 청구했다.

학교안전공제회에서 200만 원을 보상했지만, 학부모는 사고 3년 후에 이 교사에게 연락해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성형수술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학교 측은 휴직 후 군 복무 중이던 교사에게 '직접 해결하라' 떠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모 교사가 사망하기 6개월 전이었던 2021년 6월 옆 반 담임이었던 김 모 교사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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