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이 설명하는 전두환씨 건강상태는
"재판 인식 없어"…"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범도 몰라"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전두환(87)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설명하는 전 씨의 건강상태는?
전 씨의 민·형사 재판을 맡고 있는 정주교 변호사는 그의 건강상태에 대해 한마디로 '단기 기억상실 등의 상태'라고 27일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날 오후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 씨 형사재판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도저히 (법정에) 출석하기 어려운 건강상태다. (전 씨를) 만나러 갈 때 마다 '왜 왔느냐'고 물어본다. 재판 때문에 왔다고 말하면 '무슨 재판이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처음부터 설명한다. 그 때는 이해한다. 그 다음에 다시 찾으면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이어 "재판에 대해서는 직접 의논을 하지 못했다. 가족들하고 의논했다"며 "재판에 대한 인식 자체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직접 경험한 사실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말에 의하면 '가까운 사람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고인이 된 분을 만나고 싶다며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사실 몇가지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시해범이 누구인지 착오할 수 없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착오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씨가) 상황 인식을 못한다. 과거의 기억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뒤죽박죽 된 것 같다.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상태는 자세히 모른다. 경험한 사실만을 말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투병 중 회고록을 작성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 변호사는 "2013년 이전 자료를 모집하고 초고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한지는 모르지만 아주 오랫동안 회고록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 원고를 모았다가 집필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무렵 급하게 출간하게 된 것은 치매 증상이 더 심해져서이다. 객관적 인식이 어려워질 경우 회고록 출간이 곤란하다 판단해 서둘러 출간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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