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화재 갈수록 증가…목재 가구에 초밀집 구조 '취약'
12년~16년 35건→43건→48건→52건→74건
지난해 47건 하락 후 올해 11월 벌써 46건
좁은 복도·다닥다닥 붙은 방…빠르게 불 번져
내부 시설도 화재 취약…값싼 나무 재질 가구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소방 관계자가 화재감식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날 화재로 10시30분 현재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018.11.09. [email protected]
소방청의 5개년 다중이용업소 화재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35건, 43건, 48건, 52건, 74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풀 꺾여 47건이었으나 올해는 이날까지 다중이용업소에서 발생한 화재 486건 중 고시원에서 불이 난 횟수만 46건에 이른다. 10%에 달하는 수치다.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소 10건, 방화 4건, 기계적 요소 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일산의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났고, 같은 달 13일 부산의 한 고시원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대피하고 1명이 다쳤다.
지난 6월 발생한 부산 고시원 화재 때는 거주자 20여명이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고 앞서 2월 파주의 고시원에서 난 불로 1명이 다치기도 했다
고시원은 1명이 겨우 들어가는 좁은 방과 복도로 구성돼 불이 나면 빠르게 번져 대형 화재 사건이 될 위험이 크다. 보증금이 없는 경우가 많고 월세가 싼 탓에 가구도 화재에 취약한 재질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종로구 고시원 역시 U자형 복도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로 파악됐다. 설립 35년이 된 연면적 614.3㎡짜리 건물이다.
2층 24개방, 3층 29개방, 옥탑 1개방 등으로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단 거주하는 구조임에도 각 층마다 출입구는 하나 뿐이다. 책상과 침대로 단출한 방 안의 가구는 나무 재질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건으로 이번처럼 출입구 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사실상 대피가 불가능한 상황이 돼 버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불은 A씨(72)가 거주하던 301호 전열기에서 시작됐다. 이 방은 출입구 앞 3층 복도가 시작되는 지점에 있다.
이 고시원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간이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 된 게 2009년 7월인데, 이 고시원은 2007년에 등록돼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1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불은 소방대원 173명과 경찰 40명 등 총 236명이 투입돼 오전 7시께 완전히 꺼졌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비상벨 작동 여부 등은 경찰, 소방당국, 전기·가스 등 유관기관이 합동감식을 벌이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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