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8년에 음주사고, 측정거부 공무원…2심 감형 왜?
1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2심서 벌금 2000만원
"합의·반성·생계 책임, 금고 이상 형 불이익 고려 감형"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음주·무면허 운전 중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음주 측정을 거부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50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태호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무면허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무원 A(5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22일 오전 0시 30분께 전남 나주시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5㎞가량 무면허 운전을 하다 주차 차량을 들이받아 파손하고 달아난 혐의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1시 24분부터 44분까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3차례 불응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2012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뒤 8년 동안 무면허 상태로 지내다 또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지만 피해자와 합의하고 잘못을 인정한 점, 30년 넘게 공직생활 뒤 정년퇴직을 앞둔 A씨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직위 상실·연금 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만 벌금형을 내린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가장으로서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점, 가족이 선처를 탄원한 점 등도 양형 조건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장은 "A씨는 장기간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않는 등 준법 의지가 약해 보이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이 사건 양형이 공무원 A씨에게 미칠 불이익을 고려하더라도 징역형을 선고하되 집행을 유예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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