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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차기 총리는 누구?…예측불허 자민당 총재선거

등록 2021.09.06 17:46:41수정 2021.09.06 17: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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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고노·이시바·다카이치 등 유력 후보 주목

이번엔 파벌보다 '당원표' 눈치…'여론'이 관건

자민당 총재선거, 1차서 승부 안나면 결선까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후임인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6일 본격화되고 있다. 각 유력 후보들이 출마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총재 선거는 오는 17일 고시, 29일 투개표 일정으로 실시된다. 오는 10월 초 출범하는 새로운 내각은 2024년 9월 말까지 3년 간 계속된다.

새로운 총리는 코로나19 대책은 물론 가을 중의원 선거와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진다.

특히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파벌 외에 여론의 입김도 강화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잇따른 유력 후보들의 움직임 등 상황을 살펴봤다.

주목받는 4명의 유력 후보

후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고노 다로(河野太郞·58)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이다.

연일 주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그는 이번 주 공식적으로 출마를 표명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은 전했다.

그는 소속 파벌 아소파(53명)와의 조율을 통해 각 파벌에 지원 요청을 하고 있다. 아소파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당내 제2 파벌이다.
[도쿄=AP/뉴시스] 지난 2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고노 다로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1.09.06.

[도쿄=AP/뉴시스] 지난 2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고노 다로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1.09.06.

중의원 의원 8선인 그는 스가 내각에서 코로나19 백신 담당으로 백신 관련 정책을 이끌었다. 이번에 출마하면 지난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총재 선거 입후보를 하게 된다.

가장 최근 조사인 4~5일 요미우리 신문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 차기 총리로 적합한 정치인 1위를 차지했다. 23%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河野)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와 결이 다른 대한 강경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서 외무상, 방위상을 지내며 한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보여줬다. 지난 2019년 7월 19일에는 당시 남관표 주일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말을 끊고 "무례하다"고 발언해 '결례 외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4) 전 정조회장은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공식 출마 표명을 한 인물이다.

그는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의 노출을 강화하며 여론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일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 출마해 정권 집권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중의원 선거 전 경제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원을 위한 2021년도 보정예산(추가경정예산)안을 중의원 선거 후 국회에 제출해 심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신의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생중계를 통해 '기시(岸) 박스'를 통해 모집한 질문에 대해 답하기도 했다. 기시 박스는 그가 인터넷 등을 통해 정책 등 의견을 받는 채널이다.

기시다파(46명) 수장인 그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스가 총리에게 밀려 득표수 2위로 패배했다. 당초 이번 총재 선거에서는 스가 총리와 그의 양자 대결 구도가 예상됐다. 하지만 스가 총리의 퇴진으로 그의 동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2015년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을 역임하며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끌었던 당사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의의에 대해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이 문제(위안부 문제)에 대해 해결하겠다고 양국에서 확인한 것, 그리고 이후 국제무대에서 상호 비난을 그만두기로 확인한 점에서 의의가 컸다"고 평가하며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이행하고 있다. 한국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4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4) 전 간사장도 입후보를 검토하고 있다. 이시바파(17명) 이외에도 그의 출마를 촉구하는 세력이 있다.

당내 기반은 약하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에 필수적인 추천인 20명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에 반기를 들어 반(反)아베파로 알려진 그는 스가 총리가 퇴임 의향을 밝히기 전에는 출마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스가 총리의 사임 의향 표명 이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무파벌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0) 전 총무상은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유력 총재 선거 후보로 부상했다. 아베 전 총리가 직접 출신 파벌인 당내 최대 파벌 호소다(細田)파(96명)에 이런 생각을 전달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과거 소속됐던 호소다파와 다른 파벌들의 보수계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다음 주 입후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구상을 발표하기 위해 조율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BS 후지 방송에 출연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 후 총리가 된다 하더라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国) 신사 참배를 계속할 의향을 밝혔다. "직책에 관계 없이 지금까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해왔다. 결코 외교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당내 보수층 지지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그는 중의원 의원 8선으로 무파벌이다. 자민당 정조회장, 총무상을 역임한 바 있다.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 시 여성으로서는 2008년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도쿄(東京)도지사 이후 두 번째가 된다. 고이케 지사는 현재 자민당을 탈당한 상태다.

이외에도 무파벌인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간사장 대행, 호소다파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정조회장 등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번엔 파벌보다 '당원표' 눈치…'여론'이 관건

현재 자민당 주요 7개 파벌 가운데 총재 선거지지 후보를 밝힌 파벌은 오직 제5 파벌인 기시다파 뿐이다.

배경에는 1~3선 젊은 의원 층(46%)이 자리잡고 있다. 중의원 선거가 임박해오면서 이들은 여론에서 인기 있는 후보를 선택해 표를 주지 않으면 낙선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자신의 지지 기반은 약해 자민당 정당 지지층에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수가 많은 1~3선 의원들이 어떤 총재 후보가 인기 있는지 각종 여론조사, 인터넷 반응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벌들이 작년 총재 선거 처럼 일치된 행동을 쉽게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파벌 자체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고, 의원 각각이 지지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어떻게?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1차 투표와 결선 투표로 진행된다.

우선 1차 투표는 소속 국회의원 1명당 1표씩 주어지는 383표와 전국 당원·당우 투표로 배분이 결정되는 '당원표' 383표로 결정된다. 총 766표다. 과반수는 384표가 된다.

당원 투표는 당 규정상 지난해까지 2년 간 당비를 납부한 당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도록 하는게 원칙이지만, 3년 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지난해 1년만 당비를 납부했으면 선거권을 주도록 했다. 특례다.

전국 자민당원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13만 명이었다. 이번에 투표하는 당원도 비슷한 규모로 보인다. 당원투표는 9월 28일 마감된다. 각 도도부현(都道府県·광역지방자치단체) 연합이 집계한 득표수는 당 본부에서 정리해 최고평균방식으로 후보자에게 배분된다.

이후 국회의원표와 당원표를 합쳐 유효표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당선된다.

만일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벌이게 된다.

결선 투표에서 국회의원 표는 383표로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원·당우 표는 각 도도부현 연합마다 1표가 주어져 총 47표가 된다. 결선투표에서는 파벌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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